“민심 잃은 中 공산당, 1948년 국민당 닮았다”

“민심 잃은 中 공산당, 1948년 국민당 닮았다”

입력 2014-02-06 00:00
수정 2014-02-06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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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취임 전 발언 공개

“지금의 중국 공산당은 1948년 (민심을 잃고 붕괴에 직면한) 국민당과 닮은꼴이다. 우리에게 언제든 재스민 혁명과 같은 위기가 올 수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공산당 총서기 취임 3개월을 앞둔 2012년 8월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에서 당의 위기 상황을 이같이 진단했다고 중국시보 등 타이완 언론들이 5일 일제히 보도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최고지도부와 원로들이 휴가를 보내며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연례행사다.

시 주석이 총서기 취임 뒤인 2013년 1월 “파리부터 호랑이까지 때려잡겠다”며 연일 ‘반부패와의 전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당·정·군의 부패에 따른 민심 이반에 대한 시 주석의 위기의식과 직결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당시 퇴임을 앞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그 전임자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회의에서 시 주석의 발언을 전폭 지지했으며, 이에 지도부는 시 주석 취임 이후 반부패 운동을 강력히 전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시 주석이 언급한 1948년의 국민당은 심각한 부패로 국민의 원성이 극에 달해 패망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당시 국민당 지도자인 장제스(蔣介石)와 그의 큰아들 장징궈(蔣經國)는 부패로 찌든 국민당을 개혁하겠다며 “파리는 놔두고 호랑이만 때려잡겠다”는 구호를 내세워 상하이(上海) 대형 비리 기업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막상 친·인척인 쿵샹시(孔祥熙) 사건은 무마시키면서 국민당의 반부패 운동은 70일 만에 종말을 고했다. 1년 뒤인 1949년 10월 1일 공산당은 신중국을 건립하고 국민당은 타이완으로 쫓겨났다.

신문은 시 주석이 반부패 운동 이외에 서민 만두 가게를 ‘깜짝 방문’하고, 이전 지도자들과 달리 퍼스트레이디와 손잡고 해외 순방에 나서는 등 연일 파격 행보를 보이는 것도 국민들이 가진 공산당의 부패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시 주석이 취임 전에 한 이야기가 뒤늦게 중화권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이어서 그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에서 고의적으로 시 주석의 발언을 흘린 것이라면 집권 2년 차인 올해 반부패 운동을 더욱 강력히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출신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본인의 친·인척 비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반부패 운동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4-02-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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