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주변국 영토분쟁 집중 논의…아시아 재균형 정책 강조할 듯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7일 베이징에 도착해 3박 4일간의 첫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중국이 동·남중국해에서 주변국들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데 대한 미국의 경고성 발언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그의 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헤이글 장관은 이날 첫 일정으로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호를 참관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헤이글 장관은 랴오닝호를 참관한 첫 외국인”이라면서 “이번 방문 기간 창완취안(常万全) 국방부장을 비롯한 중국군 고위 관계자들이 그와 만나 양국 군 협력 강화 문제와 동·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헤이글 장관은 양국 군사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망은 헤이글 장관이 취임 이래 3차례 이뤄진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문에서 대부분 중국 억제를 핵심으로 하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거론했다며 이번 방중에서도 비슷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헤이글 장관은 중국 방문에 앞서 지난 6일 일본에서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과 회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동·남중국해 영토분쟁에 있어 다른 나라들을 괴롭혀선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중·일 간 분쟁도서인) 센카쿠열도는 미·일안보조약의 보호 아래 있고 미국은 이와 관련한 방어 의무를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헤이글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신형대국군사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면서도 일본에서의 중국 관련 발언들을 비중 있게 소개하며 중국 군 당국의 ‘불편한 속내’를 표출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4-04-08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