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 접목’ 토론회 앞서 인터뷰
”중국 동부연안 지역의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우리기업의 중국 서부지역 진출은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중국의 고성장을 가정해 서부시장 진출을 결정하는 것은 위험합니다.”안성국 주청두 한국총영사는 22일 중국 쓰촨(四川)성 성도인 청두(成都)에서 산업연구원과 중국 쓰촨성사회과학원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의 접목’이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에 앞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중국 서부의 핵심지역인 쓰촨성만 해도 인구가 9천만명에 달하고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280여개가 진출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다.
다음은 안 총영사와의 일문일답
--이번 정책토론회의 의미는.
▲ 쓰촨성은 인구가 9천만명 가량 되고 반경 1천㎞ 이내에 인구 2억명의 거대한 배후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중국 서부 12개 성 전체 GDP의 25%가량을 차지하며, 셰일가스 및 희토류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또 시진핑 주석이 강력히 추진중인 일대일로 정책의 거점 도시다. 이런 쓰촨성과 유라시아 이티셔니브 구상, 일대일로 정책의 연계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쓰촨성의 전략적 중요성은.
▲쓰촨성은 경제 규모, 풍부한 자원, 교통요지 등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이미 중국 서부대개발 정책의 핵심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대일로 정책에서도 충칭(重慶)시 등과 함께 서부지역을 대표하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남아시아, 동남아, 중앙아시아 및 유럽과 중국을 잇는 교통허브라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
--한국과 중국 서부지역과의 경제적 관계는 어떤가.
▲올해로 한중 수교 23주년을 맞았지만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 및 투자는 동부연안에 80%가량 집중될 정도로 불균형이 심하다. 아직 우리나라와 쓰촨성, 충칭시 등 중국 서부지역과의 경제통상 관계는 미약한 수준이다. 이를테면 청두총영사관이 관할하는 쓰촨성, 충칭시, 윈난(雲南)성, 구이저우(貴州)성과 우리나라와의 교역규모는 작년 기준 110억달러로 한중 전체 교역량의 3.9%에 불과하다.
--중국 서부지역과의 교역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국내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그렇다. 작년의 경우 1년전에 비해 교역량이 약 80% 늘어나는 등 교역의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다. 또 2∼3년 전부터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롯데백화점 등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서부지역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 동부연안 지역의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우리기업의 서부지역 진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쓰촨성 지역에는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280여개가 진출해 있다.
--중국 지역정부가 외자기업에 대한 우대정책을 취하고 있나.
▲중국 국무원은 지난 4월 말을 기점으로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세수우대 정책 중단을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낙후한 중국 서부지역에서는 우대조치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게 현지 지방정부의 설명이다.
--우대정책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보는데.
▲물론이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의 경우 우대정책에 집착하기 보다는 품질 우위를 통해 내수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우리 기업들도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쓰촨성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 가운데 델 컴퓨터, HP, 폴크스바겐, 지멘스, 도요타 등의 성공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서부지역에 진출하기 유망한 분야는.
▲지난 6월 충칭에서 현대자동차가 기공식을 했다. 2017년 양산체제를 갖춤으로써 서부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본다. 한국타이어, 포스코, 효성 등 중공업 분야 기업도 서부지역의 발전 추세에 발맞춰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내수시장 성장에 맞춰 의류, 디자인, 문화상품, 보건 의료분야의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서부시장 진출시 유의해야 할 점은 뭐라고 보나.
▲중국경제는 이른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에 진입함으로써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어려워진 만큼 고성장을 가정한 중국시장 진출은 매우 위험하다. 서부시장 진출을 위해선 사전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또한 쓰촨성에만 280여개의 다국적 기업이 포진한 만큼 기업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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