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성장률 현실화…한국 경제엔 경착륙 효과
중국이 3분기에 작년 동기대비 6.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기준으로 성장률 7% 가 붕괴될 가능성이 커졌다.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상 범위로 나왔지만 이런 추세라면 연간 성장률이 25년 만에 최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성장률 올해 6.8% 가능성
블룸버그가 집계한 해외 투자은행들의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6.8%다. 이 전망이 현실화되면 지난 1990년(3.8%)이래 가장 낮게 된다.
중국 성장률은 2010년 10.6%, 2011년 9.5%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7.7%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7.3%로 하락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연 7.0%였으나 8월에 6.9%, 9월에 6.8%로 내려왔다.
게다가 2016년과 2017년 성장률 전망은 6.5%와 6.3%다.
코메르츠방크 선임 이코노미스트 저우 하오는 “중국 경제에 전반적인 하강 압력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이사는 “시장에서는 중국 성장률이 사실상 6%대 초반 내지는 5%대라고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긴 흐름에서 아직 바닥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전민규 한국금융지주 글로벌리서치실장은 “중국이 내수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 수출이 너무 감소하고 있다”면서 “성장률이 나빠지면 나빠졌지 단시간 내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 경제 반등에 대한 기대가 매우 약하고 세계 경제 전반도 마찬가지”라면서 “미국 금리인상이 어색한 느낌을 주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제조업은 사실상 경착륙
한국 등 세계 경제가 눈여겨볼 부분은 중국의 제조업 성장률이 둔화세가 상당히 가파르다는 점이다.
JP모건 체이스의 중국 담당 최고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이런 것이 두 개의 속도(two-speed) 경제”라면서 “단기적으로 제조업 둔화가 중국 경제에서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차산업의 성장률은 3.8%, 2차산업은 6.0%로 3차산업의 8.4%에 비해 상당히 저조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제가 전체적으로는 연착륙한다고 해도 한국 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제조업 부문이 경착륙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중국 경제 성장의 내용이 달라지면서 중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이나 원자재 관련 신흥국 등이 타격을 입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중국 성장률 발표 후 원유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은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한국은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더욱 힘들 것”이라면서 “중국으로 향하는, 혹은 중국을 거치는 수출 모두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구조이고 이미 중국 관련 사업에서 손실을 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이 ‘뉴노말’을 향해 가듯 이제는 내년도 한국 경제의 3% 성장을 ‘뉴노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구조 변화에 발맞춰야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구조 개편에 발맞춰 한국도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민규 실장은 “중국이 내수 경제로의 이행이 마무리되면 안정되겠지만 문제는 우리가 예전처럼 중국으로 소재, 부품을 대거 수출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면서 “중국 변화에 맞춰 산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성인 교수는 “중국이 앞으로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면서 우리는 전에 없던 분야에서까지 중국과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도 다른 방식의 성장 정책을 빨리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지금과 같은 자본 과잉 시대에는 노동의 질을 높이는 노동친화적 성장정책이라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대기업으로부터 벤처기업을 보호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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