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인터넷 검열·통제를 주도해 ‘인터넷 차르’로 불렸던 루웨이(魯煒·57) 전 국가인터넷판공실 주임을 비리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가 밝히자 중국의 누리꾼은 물론 보수파와 자유파까지 모두 환영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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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웨이 전 중국 국가인터넷판공실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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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웨이 전 중국 국가인터넷판공실 주임
루웨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가인터넷판공실 주임을 맡아 인터넷 검열·통제를 주도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해외 사이트 접속을 막는 ‘만리 방화벽’을 더 높게 쌓았으며, 주요 포털 사이트의 1~2순위 기사를 인터넷판공실이 지정한 것으로 배치하게 한 장본인이다.
23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루웨이가 낙마한 결정적인 원인은 시 주석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다. 중앙기율위는 이날 홈페이지에 평론을 싣고 “루웨이가 시 주석의 중요 지시와 업무 요구를 관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명보는 “지난해 전국인민대표대회 기간에 무계신문망에 시진핑의 퇴진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시진핑 집권 2기 시작 이후 처음으로 낙마한 장관급 인사가 루웨이로 확인되자 자유파 지식인들이 가장 먼저 환영했다. 이들은 웨이보와 웨이신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루웨이의 인터넷 통제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통제가 완화되길 바랐다.
보수·좌파를 자처하는 논객들도 루웨이의 낙마를 기뻐했다. 이들은 루웨이가 자유파 블로그 매체인 ‘大V’와 ‘공공지식분자’ 등에 글을 올리는 자유파 인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그는 공산당의 건강성을 해치는 이중인격자이자 부패 사범”이라고 비판했다.
비록 ‘인터넷 차르’가 낙마했지만, 중국 인터넷에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질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의 낙마 이유가 철권 통제에 따른 부작용 때문이 아니라 부실한 통제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정부는 이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전화 애플리케이션인 스카이프를 삭제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루웨이 낙마를 거울삼아 인터넷판공실은 통제의 고삐를 더욱 조일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11-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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