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버릇 못 고치는 英 외무

‘막말’ 버릇 못 고치는 英 외무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6-12-19 01:54
수정 2016-12-19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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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성탄만찬서 메이 총리 조롱 “독일산 전통 가죽바지 입는다”

거침없는 막말로 유명한 보리스 존슨(52) 영국 외무장관이 지난 7월 장관 취임 이후 한동안 자제했던 ‘튀는 발언’을 최근 잇달아 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우방국은 물론 같은 당 소속 총리까지 조롱하는 비(非)외교적 발언에 영국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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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존슨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주재 각국 대사 등을 초청해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개최한 성탄 만찬에서 “영국인들은 (유럽산) 샴페인을 많이 마시고 독일 자동차를 많이 수입한다”면서 “우리의 멋진 총리는 실은 레더호젠(독일의 전통 가죽바지)을 입는다”고 말했다고 가디언 등이 16일 전했다.

이는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둔 영국이 EU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테리사 메이(60) 총리가 지난달 선데이 타임스 인터뷰에서 995파운드(약 146만원)에 달하는 갈색 가죽바지를 입었던 것을 비꼰 말이다.

존슨은 이날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주미 영국대사로 왔으면 좋겠다’고 했던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 대표에 대해 “영국은 패라지를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었다”면서 “단 외교적 방식은 아니다”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존슨은 앞서 지난 1일에는 “중동의 가장 큰 정치적 문제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종파들을 왜곡하고 공격하는 정치인”이라며 “이것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모두 꼭두각시 조종자들이 돼 대리전을 벌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외교 수장이 공식 석상에서 우방인 사우디를 비난하자 당황했다. 총리실은 “존슨 장관의 발언은 개인적 견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맬컴 리프킨드 전 영국 외무장관은 “유명인사로 보이려 하는 존슨의 기질은 외무장관직에 맞지 않는다”며 “존슨이 정부의 다른 요직을 맡는 편이 더 낫다”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인디펜던트는 오피니언면을 통해 “존슨이 정치적 부담 때문에 밝히지 못한 진실을 솔직하게 말한 것은 조롱이 아닌 칭찬을 받을 만한 것”이라며 존슨의 화법을 지지하는 여론도 상당함을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6-12-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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