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유기견 어쩌나… 떠돌이개 ‘대학살법’ 튀르키예 의회 통과

400만 유기견 어쩌나… 떠돌이개 ‘대학살법’ 튀르키예 의회 통과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4-07-31 17:11
수정 2024-07-3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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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동물권단체의 ‘떠돌이개 대학살법’ 폐기 시위에서 유기견 한 마리가 ‘입법 철회’라고 적힌 현수막 위에 앉아 있다. 튀르키예 의회는 30일 유기견 등을 안락사시킬 수 있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24.7.29 AP 연합뉴스
지난 2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동물권단체의 ‘떠돌이개 대학살법’ 폐기 시위에서 유기견 한 마리가 ‘입법 철회’라고 적힌 현수막 위에 앉아 있다. 튀르키예 의회는 30일 유기견 등을 안락사시킬 수 있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24.7.29 AP 연합뉴스
튀르키예 의회가 유기견과 야생견 등 떠돌이개를 안락사시킬 수 있도록 한 법안을 30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 영국 가디언 등은 동물권 단체의 표현을 빌려 이를 ‘대학살법’(massacre law)으로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의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유기·야생견을 포획해 동물보호소에 수용한 뒤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개들은 안락사시킬 수 있도록 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전체 의원 594명 중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75표, 반대 224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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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운동가들이 지난 2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떠돌이개 대학살법’ 폐기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2024.7.29 AP 연합뉴스
동물권 운동가들이 지난 2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떠돌이개 대학살법’ 폐기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2024.7.29 AP 연합뉴스
개정안은 지자체가 유기견을 보호소에 수용하고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도록 규정했다. 사람의 건강에 위협을 주는 등 공중보건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거나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공격 성향이 있는 유기견은 안락사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각 지자체는 2028년까지 유기견 보호소를 짓거나 기존 보호소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튀르키예 의회는 밤새 이어진 의원들의 마라톤 회의 끝에 개정안을 가결했다. 법안 서명을 앞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거짓과 왜곡을 근거로 한 야당의 도발과 선동에도 의회는 침묵하는 다수의 외침을 외면하지 않고 다시 한번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며 여당 연합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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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운동가들이 지난 2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떠돌이개 대학살법’ 폐기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2024.7.29 AP 연합뉴스
동물권 운동가들이 지난 2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떠돌이개 대학살법’ 폐기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2024.7.29 AP 연합뉴스
튀르키예 전역에서는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민 수천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수백명이 모인 이스탄불 시위 주최 측은 “증오와 적대가 아닌 생명과 연대가 승리할 것”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튀르키예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은 헌법소원을 내 입법 취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튀르키예 정부는 올해 초 수도 앙카라에서 한 어린이가 개에게 공격당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튀르키예 전역에는 400만 마리에 이르는 떠돌이개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보호소에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은 현재 10만 5000마리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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