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노린 중의원 해산 부인…안보법안 심의 중 지방가서 TV출연 논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 발표 후 지지율이 올라서 안도했다고 털어놓았다.

7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방영된 요미우리(讀賣)TV의 한 프로그램에서 아베 담화 발표 후 내각 지지율이 상승한 것에 관해 “솔직히 말해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지율이 오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 7월 중의원에서 안보법안을 강행 처리해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는 와중에도 “지지율이 낮으니 그만둔다는 것은 본말전도”라고 하거나 “지지율을 위해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를 받으면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율만을 위해 정치를 한다면 인기만을 목표로 하는 정권이라며 당시에는 지지율에 초연한 것처럼 행동했으나 사실은 가슴을 졸이고 있었음을 뒤늦게 고백한 셈이다.

7월에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0％대로 하락했고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왔다.

지지율은 지난달 14일 아베 담화 발표 후 이뤄진 조사에서 40％대를 회복했다.

6일 방송에서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을 겨냥해 중의원을 해산할 것이라는 전망을 부인했다.

그는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 맞춰 중의원을 해산하는 것에 관해 “해산을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개헌을 내걸고 참의원 선거와 중의원 선거를 함께 치르도록 정국을 재편해 세몰이할 것이라는 분석을 의식한 답변이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개헌이 비원(悲願)이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는 등 개헌에 대한 의욕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방송분은 이달 4일 오사카(大阪)에서 녹화됐으며 당시 아베 총리는 “어느 단계에선가 결정할 때는 결정해야 한다”며 안보법안 표결 강행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일본 정계에서는 국회가 안보법안을 심의 중인 가운데 아베 총리가 지방에 가서 TV에 출연한 것이 논란을 낳고 있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는 “총리가 TV에 나와 제멋대로 얘기했다. 시간이 있으면 국회에서 질문에 응해야 한다”며 비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민주당 참의원은 “그렇게 한가하면 매일 특위에 나와서 열심히 대답해야 한다. 진지함이 부족하다”고 항의했다. 아베 총리와 같은 자민당 소속인 고노이케 요시타다(鴻池祥肇) 참의원 평화안전법제 특별위원회 위원장도 “한 나라의 총리로서 무슨 행동이냐”며 불쾌함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