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재팬 패싱 사태 현실이 됐다” 긴장

日 “재팬 패싱 사태 현실이 됐다” 긴장

이석우 기자
입력 2018-03-28 22:36
수정 2018-03-2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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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방중 관련 질문에…아베 “中서 설명 들을 계획”

中·美 등 사전에 설명·언질 안해
‘北, 日 고립 전략’ 분석에 힘실려


일본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및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28일 공식 확인되자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이 됐다”면서 긴장하고 있다.

미·중 양대 강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대북 관계 정상화 분위기 속에서 자칫 일본이 소외되고,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공조가 와해될 수 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강경론을 주도해 온 일본으로서는 북한이 미국, 한국에 이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일본을 대화의 장에서 제외하려 한다는 시각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들어 한국 및 미국 측과 주중 북한대사관 등을 통해 북한에 아베 신조 총리와 김 위원장의 회담 의사를 전달하면서 유화정책 카드도 가동시켰지만, 북한 측의 외면 속에서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북한이 ‘일본 고립전략’을 쓰면서 한국·미국·중국과의 협상을 진전시켜 나가는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정부 입장이 무엇인지 질문을 받자 “중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 수집과 분석을 하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측으로부터 제대로 설명을 들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답변으로 일본이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중국, 미국 등으로부터 사전에 아무런 설명이나 언질을 받지 못했다는 게 분명해졌다. 미국도 중국 측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방중을 ‘사후 통보’받긴 했지만, 일본에는 이후 브리핑조차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의 답변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일본만 소외되는 ‘재팬 패싱(배제)’ 현상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렇지만 아베 총리는 일본이 이런 대화 분위기를 끌어내는 데 공헌했다는 ‘역할론’을 주장했다. 일본이 대북 경제제재 등 국제사회의 압력 강화를 주도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재팬 패싱 논란을 모면하려는 해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으로는 한반도 대화 국면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뺏겼다는 우려도 남겼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8-03-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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