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밴드 미세스 그린 애플 ‘콜럼버스’ MV
유럽인이 ‘원숭이’ 닮은 원주민에게 문명 전파
“인종차별적” 뭇매에 하루만에 비공개 처리
일본의 유명 밴드 ‘미세스 그린 애플’이 지난 12일 공개한 ‘콜럼버스’ 뮤직비디오가 유럽인이 원주민에게 문명을 가르친다는 내용을 담아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밴드 측은 하루만에 뮤직비디오를 비공개 처리하고 공식 사과했다. 자료 : 유튜브 캡쳐
13일 빌보드 재팬 등에 따르면 일본 밴드 미세스 그린 애플은 지난 12일 공개한 ‘콜럼버스(コロンブス)’ 뮤직비디오가 공개 직후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로 가득하다”는 비판을 받자 하루 만에 뮤직비디오를 비공개 처리했다.
‘콜럼버스’는 지난 4월 코카콜라의 광고 음악으로 공개된 곡으로, 미세스 그린 애플은 음원을 발표한 지 2개월만에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그러나 이 뮤직비디오는 대항해시대의 유럽 탐험가들이 ‘원숭이’로 묘사된 원주민들에게 문명을 전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파장이 일었다.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연상시키는 탐험가 역할을 맡았다.
이들이 도착한 외딴 섬에는 원숭이와 흡사한 모습의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고, 멤버들은 이들 원주민의 집으로 들어갔다. 멤버들은 원주민들에게 인력거를 끌게 하는가 하면, 이들에게 피아노와 승마, 천문학 등을 가르쳤다.
일본의 유명 밴드 ‘미세스 그린 애플’이 지난 12일 공개한 ‘콜럼버스’ 뮤직비디오가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받고 하루 만에 비공개 처리됐다. 뮤직비디오는 대항해시대 탐험가 역할을 맡은 멤버들이 외딴 섬에 살며 ‘원숭이’로 묘사된 원주민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위) 자신의 인력거를 끌게 하는(아래) 등의 내용을 담았다. 밴드 측은 하루만에 뮤직비디오를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했다. 자료 : 유튜브 캡쳐
팬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인종차별적 메시지로 가득한 뮤직비디오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제작돼 공개됐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본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유명 밴드를 사회적으로 매장하기 위해 모두가 결탁한 게 아니라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공감을 얻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이날 오후 2시쯤 비공개 처리됐다. 이어 밴드의 레이블인 EMI레코드와 소속사인 프로젝트-MGA는 입장문을 내고 “역사 및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표현이 포함되어 있어 공개를 중단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여러분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3인조 남성 밴드인 미세스 그린 애플은 2013년 결성돼 2020년 한 차례 휴식기를 가진 뒤 이듬해 복귀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들의 싱글 ‘케세라세라’가 제65회 일본 레코드 대상을 받는 등 일본의 정상급 밴드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