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버킨백’에서 내 이름 빼줘”

“에르메스 ‘버킨백’에서 내 이름 빼줘”

오상도 기자
입력 2015-07-30 00:16
수정 2015-07-30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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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수 버킨, 잔인한 악어 도살 영상 접한 후 요청

할리우드 스타들이 애용하는 에르메스의 ‘버킨백’이 이름을 바꿔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제인 버킨 연합뉴스
제인 버킨
연합뉴스
버킨백 출시에 영감을 준 영국 여가수 제인 버킨(69)이 최근 에르메스 측에 가방 브랜드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고 AFP 등이 29일 전했다. 버킨백은 “우아하면서도 실용적인 백이 없다”는 버킨의 불평을 접한 장루이 뒤마 에르메스 전 회장이 1984년 새로운 디자인의 가방을 제작해 버킨에게 선물하면서 유래됐다. 악어가죽이 주로 사용되며 암소, 송아지, 타조 가죽으로 된 것도 있다. 가격은 3만 3000유로(약 4200만원)가 넘으며, 그레이스 켈리의 이름을 딴 지갑, 실크 스카프 등과 함께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꼽힌다. 한때 연간 100개 안팎만 생산되면서 값이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악어 도살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국제적인 동물보호 단체인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PETA)은 에르메스가 소유한 무두질 공장에 악어가죽을 납품하는 아프리카 짐바브웨와 미국 텍사스의 파충류 농장에 잠입해 촬영한 악어 도살 동영상을 지난달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악어를 잠시 기절시킨 뒤 잔인하게 가죽을 벗기는 과정이 여과없이 담겼다. 버킨백 1개를 만드는 데 통상 새끼 악어 2~3마리가 희생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메스는 동영상 공개 뒤 야생동식물 거래를 규정한 국제협약을 준수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으나 악화된 여론을 돌이킬 순 없었다. PETA는 버킨의 결정에 대해 “지구의 모든 영혼을 대표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5-07-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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