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지상파 방송사 한목소리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가 22일 출연료를 미지급한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 명단을 공개하고 출연 거부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출연료 미지급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회장 박창식)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연매협의 강경 조치를 적극 환영한다며 “이번 조치는 미지급 사태를 유발한 드라마 제작사들이 여전히 그들의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연매협은 이날 출연료를 미지급한 드라마와 영화 32편과 해당 작품을 제작한 제작사와 제작자, 제작PD의 이름을 공개하고 이들이 제작하는 작품에는 출연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제작사협회는 “미지급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방송사가 불량 제작사에 편성을 주지 않는 방법도 있지만 제작자들이 회사명만 바꿔 드라마를 다시 제작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하며 본 협회를 통해 사전 검증된 제작사만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게 하는 등록제 형식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작사협회에는 김종학프로덕션, 드라마하우스, 로고스필름, 삼화네트웍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이에스픽쳐스, 초록뱀미디어, 크리에이티브리더스 그룹에이트, 팬엔터테인먼트, 지앤지프로덕션 등이 속해 있다.
박창식 회장은 “이번 명단이 공개된 제작사에 우리 회원사는 하나도 없다”며 “이것만 봐도 난립해 있는 외주 제작사들을 협회 차원에서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기본적으로 외주 제작사와 연기자들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KBS 고영탁 드라마국장은 “우리에게는 직접적인 지불 보증의 책임이 없다”며 “기본적으로 외주 제작사와 연기자들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 국장은 “방송사는 외주 제작사에 약정된 금액을 다 지급하지만 제작사가 사업을 잘 못해 미지급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제작사에 제작을 맡긴 입장에서 책임 의식을 갖고 지급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BS 구본근 드라마센터 특별기획 총괄국장도 “미지급이 발생할 때마다 방송사에 달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실한 외주 제작사가 있는 한 출연료 미지급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연기자들은 외주 제작사가 불안하다 싶으면 선금을 받거나 연기자 협회 차원에서 보험 처리를 하는 등 안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MBC 이대영 드라마1국장은 “미지급이 발생한 제작사와는 같이 제작을 안 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영화산업노조도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태화 조직국장은 “연매협에 소속되지 않은 보조출연자와 조연급 배우들이 현장에서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올해 영화인신문고에 접수된 임금체불 사례만 29건에 이르고 있다”며 “표준계약서 도입 등 임금지급과 관련해 계약서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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