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의궤 공개] 구중심처 왕실의 삶… 빛난 위엄에 빠지다

[외규장각 의궤 공개] 구중심처 왕실의 삶… 빛난 위엄에 빠지다

입력 2011-07-19 00:00
업데이트 2011-07-19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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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145년만의 귀환 특별전’

프랑스국립도서관 수장고에 있다가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가 드디어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145년 만의 귀환-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은 가장 오래된 의궤인 ‘풍정도감의궤’(豊呈都監儀軌) 등 71점의 외규장각 의궤를 비롯해 당시 왕실의 삶과 문화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강화부 궁전도’ 등 관련 유물 94점까지 모두 165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불과 100~200년 전만 해도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을, 구중심처 왕실의 삶과 문화를 낱낱이 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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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본, 어람용(御覽用) 등 대표의궤 8점을 모아 놓은 ‘하이라이트’와 신정왕후의 팔순 잔치 등과 숙종의 일생 등을 각각 따로 떼어 놓은 ‘테마전’을 빼고서도 모두 6개 부문으로 이뤄졌다. 특별전시실이 넓지 않다고 술렁술렁 봤다가는 자칫 알짜배기를 놓칠 수 있다.

우선 도입부에 놓인 효장세자책례도감의궤 등은 어람용과 분상용(分上用)이 어떻게 다른지 한 장의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선명한 색과 풍부한 인물 표정, 위엄 넘치는 글자체는 어람용 의궤임을 한눈에 알아보게 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의궤 71권 가운데 어람용은 69권이다.

1부 ‘왕권과 통치’를 지나 곧바로 시작되는 2부 ‘보사녹훈도감의궤’(保社勳都監儀軌)는 놓쳐서는 안 된다. 특별전 실무를 담당한 장성욱 학예연구사는 “의궤 중 한글로 설명한 것들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 19세기 안팎에서 보여진다.”면서 “17세기에 이미 한글로 상세한 설명(細註)을 달아놓은 의궤가 있다는 사실은 처음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는 숙종 때인 1682년에 만든 의궤로, 남인이었던 영의정 허적의 아들 허견이 인평대군의 세 아들 복창군, 복선군, 복평군 등과 함께 꾀한 역모를 막아낸 신하들의 공을 치하한 내용을 담고 있다. 3등 공신이었던 정원로가 역모 공모자로 몰려 죽임을 당한 일에 대한 한글 설명이 담겨 있다.

장 학예사는 “6부에 있는 프랑스 잡지 ‘투르 뒤 몽드’와 1993년 297권 중 가장 먼저 돌아온 ‘수빈휘경원원소도감의궤’(綏嬪徽慶園園所都監儀軌)도 빠뜨리지 않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오는 22일 오후에는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과 이성미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의궤 귀환의 의의 및 문화사적 의의에 대해 특별 강의를 펼친다. 특별전 기간 동안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네 차례 설명회도 갖는다.

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2011-07-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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