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In & Out] 국립극장, 밥 됩니다~

[문화 In & Out] 국립극장, 밥 됩니다~

입력 2013-07-12 00:00
수정 2013-07-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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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한식당 문 닫고 푸드코트 문 열어

“식사 됩니다~”

국립극장이 20년 터줏대감이었던 고급 한식당 ‘지화자’를 내보내고 다음 주 새 식당을 연다. 새로 오픈하는 식당은 일품요리에 패스트푸드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춘 푸드코트. 그동안 관객들 사이에서는 “국립극장에 갈 때는 식사는 미리 해결하는 게 필수”로 통했던 게 사실. 이제는 국립극장에서도 편한 가격으로 부담 없는 식사를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국립극장은 1991년부터 대극장 1층에 자리 잡았던 지화자를 지난해 11월 계약 종료한 뒤 새 식당을 운영할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 1월 경쟁 입찰을 진행했다. 하지만 공연 때만 ‘반짝 장사’가 되는 공연장에 선뜻 들어오겠다는 업체가 없어 두 차례나 유찰됐다. 안호상 극장장까지 소매를 걷고 나선 끝에 지난 4월 1년 계약을 조건으로 새 업체(동원 F&B)를 물색하는 데 성공했다.

메뉴당 십여만원씩 하는 ‘럭셔리 한식당’으로 자리를 굳혔던 ‘지화자’는 그대로 둬도 연간 1억원씩 임대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도 국립극장이 식당 교체에 무리수를 둔 까닭은 “순전히 관객 때문”이라는 게 극장 측의 귀띔이다.

평일 저녁 공연을 보러 극장을 찾는 직장인 관객들에겐 급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게 늘 고민거리다. 특히 교통편이 좋지 않고 남산공원 지대에 자리해 주변에 식당이 전무한 국립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이런 고민은 더 컸다.

그동안 지화자는 전통공연을 보러 극장을 찾는 외국인 관객들을 대상으로 최고급 궁중요리를 메뉴로 내놨다. 정식이 최대 17만원이나 하는 아찔한 가격 탓에 일반인들은 아예 식당 문턱을 넘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극장 관계자는 “임대수익은 덜 나더라도 관객들이 편안히 식사를 하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본적인 편의는 갖춰야 한다는 취지”라면서 “새로 문 여는 식당은 6000~1만원가량의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푸드코트”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3-07-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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