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에서 작업하고 있는 이왈종(71) 화백이 4년 만에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매화가 흐드러진 제주의 자연과 안빈낙도의 삶을 담은 밝고 화사한 근작들을 선보인다.
제주에서의 소박하고 행복한 삶의 풍경을 담은 근작으로 4년 만에 서울에서 개인전을 갖는 이왈종 화백이 작품 ‘제주의 중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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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소박하고 행복한 삶의 풍경을 담은 근작으로 4년 만에 서울에서 개인전을 갖는 이왈종 화백이 작품 ‘제주의 중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제주에서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이 매화입니다. 엄동설한에 망울을 터뜨린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요. 그래서 사군자 중에 매화가 으뜸인가 봅니다.”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난 그는 추계예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1990년 홀연히 서귀포로 거처를 옮겼다. 그는 딱 5년만 작품 활동에 몰두하고 싶다는 마음에 섬으로 향했지만 어느덧 제주에서 생활한 기간이 26년이나 됐다. 2013년에는 서귀포 정방폭포 인근에 자신의 이름을 딴 왈종미술관을 열기도 했다.
제주에 정착한 이후 줄곧 ‘제주 생활의 중도(中道)’라는 주제로 일관되게 작업해 온 그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채 자연과 하나가 되어 집착을 버리고 무심의 경지에 이른 상태를 화폭에 담았다. 두꺼운 장지를 여러 겹 붙이고 동양화 물감으로 큰 나무 아래의 작은 오두막에서 부부가 정답게 마주 앉은 장면이나 한가롭게 골프를 치는 장면들을 그렸다. 새들이 지저귀고 꽃은 아름다우니 더 바랄 것이 없는 삶이다.
이 화백은 “내 그림은 추상이 아닌 구상이어서 누구나 보기 쉽고 이해하기도 쉽다”며 “좋은 작품은 평상심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12일까지. (02)2287-3591.
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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