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로 인한 전형적 손상…정인이가 증거다
양모 “놀이터 시소에 찍혀서 다쳤다”늑골 골절은 학대 아동 전형적 증상
쇄골·대퇴골·후두골 등 수많은 증거들
![학대받은 생후 3개월 아동의 엑스레이 사진. 늑골이 부러진 부위가 보인다. 대한영상의학회지](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3/31/SSI_20210331153246_O2.jpg)
![학대받은 생후 3개월 아동의 엑스레이 사진. 늑골이 부러진 부위가 보인다. 대한영상의학회지](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3/31/SSI_20210331153246.jpg)
학대받은 생후 3개월 아동의 엑스레이 사진. 늑골이 부러진 부위가 보인다. 대한영상의학회지
그런데도 양모 장씨는 반성은 커녕 늑골 골절에 대해 “놀이터 시소에 옆구리가 찍혔다”고 주장하며 학대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학대로 인한 골절은 분명한 특징이 있습니다. 정인이는 안타깝게 생을 마쳤지만 시신은 양부모의 거짓말을 들춰낼 가장 강력한 증거로 남았습니다.
●늑골은 절대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31일 대한영상의학회지에 실린 성균관대 의대 연구팀의 ‘신체적 학대를 받은 아동의 진단적 영상’ 논문에 따르면 영유아 골격은 성인에 비해 유연하고, 그 중에서도 흉곽(가슴 부위의 뼈)은 외부 충격을 받았을 때 쉽게 부러지기보단 변형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16개월 정인이를 추모하며’](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3/17/SSI_20210317154407_O2.jpg)
![‘16개월 정인이를 추모하며’](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3/17/SSI_20210317154407.jpg)
‘16개월 정인이를 추모하며’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4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양부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2021.3.17 뉴스1
만약 후방 늑골이 부러지면 학대를 더욱 강하게 의심해야 합니다. 척추에 강하게 붙어있는 부위여서 웬만한 압력으로는 부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유아의 뼈는 골절로 손상돼도 10일이 지나면 재생되기 시작합니다. 성인보다 훨씬 치유속도가 빠릅니다. 3주면 뼈가 불완전하게나마 연결됩니다. 정인이의 늑골 뒤쪽에서 치유 중이었던 뼈 부위가 발견됐습니다.
●2세 이하 학대시 두개골 골절 30%학대받는 아이의 전형적인 사례로 ‘두개골 골절’이 있습니다. 머리를 갑자기 치거나 아이를 던져 땅이나 벽에 부딪히게 할 때 생깁니다. 학대 받은 아이의 10% 정도에서 두개골 골절이 나타나고, 특히 연약한 2세 이하 영·유아 중에선 그 비율이 30%에 이른다고 합니다. 뒷머리의 위쪽 부위인 ‘두정골’, 아래 부위인 ‘후두골’ 골절, 복합골절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심각한 두개골 골절이 일어난 생후 3개월 아동의 두개골 모습. 대한영상의학회지](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3/31/SSI_20210331153656_O2.jpg)
![심각한 두개골 골절이 일어난 생후 3개월 아동의 두개골 모습. 대한영상의학회지](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3/31/SSI_20210331153656.jpg)
심각한 두개골 골절이 일어난 생후 3개월 아동의 두개골 모습. 대한영상의학회지
상황이 이런데도 양모는 재판에서 후두골 골절에 대한 학대 혐의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해 국민들을 분노하게 했습니다. 이밖에 ‘견갑골’(어깨뼈) 골절도 비교적 뚜렷한 학대의 징후로 보여지는데, 정인이에게서도 발견됐다고 합니다.
●학대 징후 낮은 ‘쇄골’ 부러진 이유목 아래에 있는 ‘쇄골’ 골절은 아동학대 사례에서 흔히 나타나진 않습니다. 쇄골은 정확히 그 부위를 타격하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 부러지는 부위입니다. 그런데 양모는 지난해 6월 초 정인이의 좌측 쇄골 부위를 실제로 가격해 골절되게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외에도 정인양의 허벅지를 가격해 ‘대퇴골’ 골절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전문가가 작성한 논문에 나오는 학대 징후를 넘어선 끔찍한 폭력이 이뤄진 것입니다. 장간막의 손상, 췌장 손상 등 끔찍한 학대로 인한 증거들이 연이어 발견됐습니다.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이 열리는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 사형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2.17 뉴스1](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2/17/SSI_20210217101920_O2.jpg)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이 열리는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 사형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2.17 뉴스1](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2/17/SSI_20210217101920.jpg)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2차 공판이 열리는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 사형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2.17 뉴스1
연약한 아이의 몸을 붙들고 흔들 때 망막출혈, 뇌출혈 등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뇌손상이 있는 아이의 50~100%에서 망막출혈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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