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T ‘레이지’ 주역 정운식·장지현
더 강해졌다. 체력의 한계까지 극복했다. 역동적인 힘과 섬세한 감정이 완벽히 조화됐다. 오는 5~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다시 오르는 서울발레시어터(SBT)의 창작 발레 ‘레이지’(RAGE)다. SBT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이 지난해 12월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초연한 작품으로, 현대 사회에 대한 분노와 살아남기 위해 질주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잘 표현해 호평받았다.![서울발레시어터 창단 20주년 기념작 ‘레이지’의 주역 무용수 정운식(오른쪽)과 장지현은 “단순히 땀을 흘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춤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관객들과 교감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쾌감과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정말 의미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발레시어터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15/05/31/SSI_20150531155523_O2.jpg)
서울발레시어터 제공
![서울발레시어터 창단 20주년 기념작 ‘레이지’의 주역 무용수 정운식(오른쪽)과 장지현은 “단순히 땀을 흘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춤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관객들과 교감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쾌감과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정말 의미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발레시어터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15/05/31/SSI_20150531155523.jpg)
서울발레시어터 창단 20주년 기념작 ‘레이지’의 주역 무용수 정운식(오른쪽)과 장지현은 “단순히 땀을 흘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춤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관객들과 교감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쾌감과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정말 의미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발레시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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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공연에선 ‘배신’, ‘희망’을 주제로 하는 두 개의 장면이 추가돼 전체 12개 장면으로 구성됐다. 장면과 장면이 연결되는 부분의 춤들을 수정해 전체적인 통일성도 보완했다. 무엇보다 체력이 더욱 강화됐다. 75분간의 공연 내내 파워풀한 동작이 이어지기 때문에 체력이 곧 작품의 완성도를 의미한다. 장지현은 “체력이 뒷받침돼야 공연을 끝까지 소화할 수 있고 동작 하나하나에 감정을 담아낼 수 있다”며 “무용수가 체력이 부족하면 공연 때 힘들어하는 게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돼 관객들도 힘들어진다”고 했다. 정운식은 “체력적인 한계에 이르렀을 때 속에서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메슥거리는 느낌을 참아야 하는 게 곤욕”이라며 “이걸 이겨내고 관객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줄 수 있는 길은 강도 높은 단련으로 체력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정운식은 매일 아침 줄넘기와 수영 등을 하고 장지현은 근력운동에 매진한다.
두 사람은 “최대한 감정을 끌어올려 우리 사회의 모든 분노를 발산할 것”이라고 했다. “비참함, 고난, 분노 같은 건 익숙한 감정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없는 것을 만들며 지금의 자리까지 왔거든요. 몸에 배어 있는 감정이기에 제 자신에게 집중하면 그 폭발력은 상당합니다.”(정운식) “한 곳을 주시하면서 과거 분노했던 경험을 떠올려요. 그 상황에 몰두하면서 모든 감정을 눈으로 모아요. 과격하고 힘찬 동작으로도 표현할 수 있지만 눈빛에 담아 강렬하게 전달하려고 해요.”(장지현)
정운식은 1995년 서울발레시어터 창단 멤버로 현재 수석 무용수를 맡고 있다. ‘비잉’(BEING) ‘볼레로’ ‘도시의 불빛’ 등 여러 작품에서 주역으로 열연했다. 장지현은 2009년 입단했다. ‘호두까기인형’ ‘사계’ 등의 작품에 출연했고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주역을 맡았다. “레이지는 트릭, 편법이 아니라 진솔함과 절실함이 통하는 세상을 지향합니다. 저희들도 거짓이 아니라 땀으로 일궈낸 작품을 선보일 겁니다. 진솔함과 절실함이 통한다면 관객들도 시원하게 비워지는 쾌감을 느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5-06-0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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