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극단 ‘천만 개의 도시’
광장·옥상·사무실·코인노래방 등47개 일상 짧은 이야기로 이어져
마스크 없던 그 시절 그리움 몽글
![서울시극단 ‘천만 개의 도시’ 공연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9/10/SSI_20210910020213_O2.jpg)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극단 ‘천만 개의 도시’ 공연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9/10/SSI_20210910020213.jpg)
서울시극단 ‘천만 개의 도시’ 공연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 제공
광장부터 시작해 옥상 테라스, 야외 운동시설, 사무실, 코인노래방, 시내버스, 공연장 로비, 거실, 빨래방, 횡단보도까지. 47곳의 장소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165분 동안 촘촘하게 직조했다. 골목길에서 길을 잃어버린 친구들, 연봉을 걱정하는 직장인, 공연을 기다리다 예비 시어머니에게 걸려온 전화로 고민하는 커플, 화단에서 햇볕이 더 잘 드는 자리로 신경전을 벌이는 고양이들. 누구든 경험하고 또는 스쳐 갔을 시간들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서울시극단은 시민들의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다양한 나이대와 직종을 가진 시민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리서치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지난 1년간 사전 작업을 가진 뒤 지난 2월부터 넉 달에 걸쳐 인터뷰를 한 내용을 무대에서 실감 나게 살렸다. 지난해 ‘스푸트니크’, ‘도덕의 계보학’ 등 섬세한 연출과 남다른 관점으로 호평을 받고, 지난해 김상열연극상을 수상한 박해성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으며, ‘동시대인’ 등을 집필한 전성현 작가가 극본을 썼다. 사운드 아티스트 카입(Kayip)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음악으로 일상의 공간을 훨씬 다채롭게 꾸몄다.
![서울시극단 ‘천만 개의 도시’ 공연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9/10/SSI_20210910020224_O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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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 ‘천만 개의 도시’ 공연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9/10/SSI_20210910020224.jpg)
서울시극단 ‘천만 개의 도시’ 공연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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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관객들이 작품 속 일상을 나눌 수 있도록 무장애(배리어 프리) 장치를 두었다. 모든 공연에서 대사를 자막으로 제공한다. 일부 회차에선 수어 통역사 두 명이 마치 그림자처럼 배우들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수어 통역을 한다.
많은 이야기를 나의 것으로 공감하다 보면 어느덧 작고 평범한 그 시간들에도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와닿기도 한다. 더욱이 마스크 없이 수많은 사람들을 스쳐 가고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시간이 그리운 때 아닌가. 무대에서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지극히 평범한 47개의 일상은 그래서 더 특별하게 읽힌다.
2021-09-1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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