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지우고 싶거나 새 삶 시작하고 싶다면

과거를 지우고 싶거나 새 삶 시작하고 싶다면

입력 2012-12-22 00:00
수정 2012-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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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없이 사라지는 법】프랭크 에이헌 지음 씨네21북스 펴냄

컴퓨터와 인터넷이 일상을 지배하는 세상이다. 온라인 세상에서 뭐라도 하려면 프로그램 운영자에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죄다 갖다 바쳐야 한다. 그 대가로 돌아오는 건 스팸 문자와 쓰레기 같은 이메일들이다. 클릭 한 번이면 지워지는데, 그게 무슨 대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노출된 정보들이 언제 당신의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 보이스 피싱 등 온라인 정보범죄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방법은 없을까. 아예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완전히 다른 세계로 잠적하고 싶은 때도 있을 터다. 채무자나 범죄자는 물론이고, 범부들도 종종 답답한 현실에서 도피하는 꿈을 꾼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법’(프랭크 에이헌 지음, 최세희 옮김, 씨네21북스 펴냄)은 말 그대로 ‘사라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자신의 모든 흔적을 감쪽같이 없애고 자신을 추적하는 이들을 완벽하게 따돌려 새로운 인생을 만드는 법과, 만천하에 노출된 자신의 정보를 파악하고 관리해 잠재적 도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구체적 방법들을 담았다.

저자는 미국 최고의 스킵 트레이서(Skip Tracer·종적을 감춘 채무자 수색원)다. 도망친 사람을 추적하거나, 개인정보를 캐내고 보수를 받는다. 저자는 배우 조지 클루니의 신상을 털었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염문설을 일으킨 뒤 잠적한 모니카 르윈스키를 찾아내기도 했다. 유명인사는 물론, 경찰이나 은행 등의 공공기관, 기업의 허점을 파고들어 정보를 캐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거짓말을 밥먹듯 해댔고, 감언이설 등 온갖 비열한 방식들을 총동원했다.

스킵 트레이서들이 주로 이용하는 건 전화다. 낡은 수법인 것 같지만, 뜻밖에 상당수의 정보들을 전화 통화로 얻어낸다. 페이스북 등 SNS나 인터넷 동호회 등도 훌륭한 정보 수집 창구다. 예컨대 페이스북의 새로 고친 버튼을 누를 때마다 친구 목록이 갱신되는 것에 착안, 수없이 새로 고침을 반복해 더 많은 친구와 동창, 그리고 가족 등을 찾아냈고, 이들을 통해 정보를 빼냈다.

그런데 잠적한 이들을 추적하던 저자가 거꾸로 잠적하고 싶은 사람들을 돕는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생긴다. 잠적을 기도하면서도 잠적에 악재가 될 행동만 잔뜩 해대는 남자를 한 서점에서 만나면서부터다. 그는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거꾸로 이용해 남자를 감쪽같이 다른 나라로 도피시켰다. 저자는 인터넷에 자신의 신상정보를 밝히는 것을 ‘발표’라고 표현했다. 한 번 자신의 신상정보를 밝히고 나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 그러니 ‘발표’하기 전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1만 2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12-12-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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