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대륙의 설원 위 흩뿌린 시편들

10년 만에… 대륙의 설원 위 흩뿌린 시편들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17-02-19 17:34
업데이트 2017-02-1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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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찬 시인의 ‘첫눈은 혁명처럼’… 러시아 체류하며 순수의 세계 열망

“대륙의 밀실에 갇혀 보낸 서너 해 동안 설원 위에 써야 할 것들이 있어 북국의 겨울밤은 두렵지 않았다.”
러시아의 설원을 넘어 압록강, 두만강 건너 조국의 국경까지 내닫는 시편들엔 북방의 비장미가 서려 있다. 올해 등단 25년을 맞는 송종찬(51) 시인이 10년 만에 펴낸 세 번째 시집 ‘첫눈은 혁명처럼’(문예중앙)에서다.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시인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기업 철강 회사 법인장으로 러시아에 체류했다. 문학의 본향에서 생업을 이어가며 속인으로 살았지만 시인으로서의 시선은 거두지 않았다. “대륙에 살다 보니 시가 짧아졌다. 어차피 모두 채울 수 없는 공간이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압축적인 시 속에는 대륙적 상상력과 순수한 세계에 대한 열망이 일렁인다.

‘갈 데까지 간 사랑은 아름답다/잔해가 없다/그곳이 하늘 끝이라도/사막의 한가운데라도/끝끝내 돌아와/가장 낮은 곳에서 점자처럼 빛난다/(중략)성체를 받듯 두 눈을 감고/혀를 내밀어 보면/뼛속까지 드러나는 과거’(눈의 묵시록)

시집은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1부와 압록강과 두만강 지역을 다룬 2부, 다양한 소재와 공간을 직조한 3부로 엮였다. 이홍섭 시인은 “시인이 러시아에서 발견한 성스러움은 혁명의 순수함, 사랑의 지순함과 결합돼 그의 시에서 고전적인 품격을 느끼게 만든다”고 평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7-02-2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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