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어가는 불교, 참여 되살리는 ‘신보살 운동’ 필요”

“신뢰 잃어가는 불교, 참여 되살리는 ‘신보살 운동’ 필요”

김성호 기자
입력 2016-03-31 17:52
수정 2016-03-3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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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자 공동체 ‘신대승네트워크’ 박재현 집행위원

‘2000년 전 부처님 삶으로 돌아가자’는 기치를 내걸고 대승불교의 정신을 오롯이 살려내겠다며 지난 26일 창립식을 가진 신대승네트워크가 주목받고 있다. 이 단체는 조계종단의 개혁정신을 되살려 생활 수행을 크게 바꿔나갈 태세다. 31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신대승네트워크’의 박재현(47) 집행위원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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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창립된 새로운 개념의 불교 공동체 ‘신대승네트워크’의 박재현 집행위원. 박 위원은 지금 한국불교엔 요란한 구호와는 달리 본연의 대승불교 정신이 쇠퇴했다며 생활 속에서 항상 자비행을 살펴 사회와 소통하는 신(新)보살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최근 창립된 새로운 개념의 불교 공동체 ‘신대승네트워크’의 박재현 집행위원. 박 위원은 지금 한국불교엔 요란한 구호와는 달리 본연의 대승불교 정신이 쇠퇴했다며 생활 속에서 항상 자비행을 살펴 사회와 소통하는 신(新)보살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일반인들에겐 이름과 개념이 생경하다. 어떤 단체인가.

-한국에는 대승불교의 전통과 맥이 오롯이 이어져 왔다지만 우리 불교계의 실상은 반성할 부분이 많다. ‘정말 우리가 대승불교의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져온 재가불자들이 대승불교를 어떻게 복원해 이 시대에 맞게 만들지에 대한 성찰과 실천운동을 주도할 연합체이다. 자비행 중심의 ‘행동하는 불교’ 구심체랄 수 있다.

→재가불자연합체라면 어떤 사람들이 함께하는가.

-대승불교에는 출가 보살과 재가 보살이 있게 마련이다. 일단 재가자 위주로 출범했지만 모든 이들에게 문을 열 계획이다. 총무원을 비롯한 불교 행정기관 등 제도권 불교에 몸담았던 경험자들과 제도권 바깥의 활동가, 불교의 문제점을 고민해온 학자 같은 전문가 그룹이 함께 모인 첫 불교 공동체인 셈이다.

→단체 창립의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지난해 서의현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재심 사태가 계기였다. 서 전 총무원장은 1994년 조계종 개혁 당시 문제가 있어 멸빈(승적박탈)된 대표적 인물이다. 20년이 지난 뒤 사면 복권의 길을 열어주자는 조치에 많은 이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 대중들의 뜻에 따라 운영되는 종단의 민주화와 함께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청정한 종단을 만들자는 당시의 개혁 정신을 계승하기보다는 그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흐름을 막자는 불자들의 자기반성과 결집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불교계의 어떤 부분을 특별하게 바꾸자는 건가.

-종단 개혁에 참여했던 인력들이 정치세력화하면서 기득권 계층에 흡수돼 개혁성을 상실한 측면이 짙다. 불교계의 많은 문제점들이 양산된 주원인이다. 무엇보다 불교가 사회적 신뢰를 잃어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불교 본연의 비판성과 참여성을 살려 불자들이 지금 시대에 맞는 주체인 신(新)보살로 살아가도록 돕고 연대하는 것이다. 깨달음도 개인과 사회의 삶 속에서 구현돼야 한다. 개인의 일상과 사회생활이 일치한다면 가장 좋은 신행과 삶이 아닐까 한다.

→불교계엔 이미 그런 차원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들이 많지 않은가. 종단 집행부와의 마찰이나 갈등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은데.

-그런 단체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소통을 넓혀갈 것이다. 다양한 주장의 함의를 담론화하고 공론장으로 끌어내 상생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종단 집행부와도 큰 갈등은 없을 것으로 본다. 종단의 사안보다는 제도 밖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면서 상생의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수행 풍토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

-불교의 가치를 일상생활에서 효과적으로 실천할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계율정신을 현재 생활에서 구현하면서 사회문제들을 불교적으로 해결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6-04-0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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