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 해임사유에 적시…작고 힘없는 이들 보호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내 아동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성폭력 사건의 보고누락을 주교의 해임사유로 적시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교서를 통해 어린이와 취약한 성인들에 대한 성폭력 사례를 보고하지 않는 주교를 해임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교구 내에서 벌어진 어린이 성폭행 사건을 은폐해온 교구장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는 와중에 나왔다.

피해자의 가족들은 바티칸이 가톨릭 내 아동 성폭력에 더 강경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교황은 주교를 해임할 ‘여러 심각한 사유’가 이미 교회법에 있는데 여기에 성폭력 사례를 보고하지 않은 행위를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는 자애로운 어머니로서 모든 어린이를 사랑하고 작고 힘없는 이들을 특별한 애정으로 대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기독교 공동체 전체에 맡긴 과업”이라며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교회는 어린이, 힘없는 어른을 보호하기 위해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교의 해임 절차와 관련해 교황은 바티칸내 관련 기구가 성폭력을 보고하지 않은 주교들을 해임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이들은 주교에게 스스로 사퇴하도록 촉구하거나 해임을 명할 수 있으며 최종 결정은 교황이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티칸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는 교황이 주교를 해임하는 결정을 도와줄 법률전문가 집단을 이미 구성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단체들 가운데는 교황의 이번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곳도 있었다.

미국 내 주요 단체인 ‘SNAP’의 데이비드 클로헤시는 “교황이 (아동 성폭력에) 연루된 주교들을 퇴출할 권한을 항상 갖고 있었음에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며 “어떤 절차라는 것은 나쁜 행동을 저지할 정도로 자주 사용돼야 유용한 법인데 이번 조치는 그럴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