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 1달러와 맞바꾼 짐바브웨 천억 달러
세계 3대폭포’라고 하면 남아메리카의 이과수 폭포, 북아메리카의 나이아가라 폭포, 남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를 꼽는다. 이 세 폭포는 공교롭게도 두 나라 또는 세 나라의 접경지에 있다. 이과수는 브라질·알젠친·파라과이 세 나라, 나이아가라는 미국과 캐나다, 빅토리아는 짐바브웨와 잠비아 두 나라에 걸쳐 있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11/14/SSI_2010111412445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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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폭포를 보기 위해 짐바브웨에 갔을 때 일이다. 짐바브웨 쪽에서 보고, 잠비아 쪽으로 가자면 우리나라 옛날 시골 기차역 같은, 작고 허름한 출국장을 통해야 한다. 출국장에 들어서려는데 남루한 차림의 짐바브웨 흑인 소년이 다가와 자기 나라 화폐를 보이며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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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며시 흥미가 생겨 얼마냐고 물으니 미국 달러로 5달러만 내라고 한다. 잠시 갸우뚱했더니 금방 3달러로 내려갔고, 결국 1달러로 낙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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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영국과 남아공으로부터 독립한 로디지아는 1980년 짐바브웨로 새롭게 독립했다. 이 나라 독재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는 마오쩌뚱 주의자로 화폐개혁과 영국식민지 시절에 정착한 백인들의 농장 몰수 등을 통해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실행했다. 그러나 결과는 계획경제 실패와 인권탄압으로 전 세계 여론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으며,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자기 나라에서 자기 나라 화폐 자체가 통용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짐바브웨에서는 현재 유에스(US) 달러, 남아공의 란드, 유로 달러, 보스와니아의 풀라, 영국의 파운드 등 다섯 가지 화폐가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고, 그 가운데 유에스 달러를 기준으로 모든 상거래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호텔 종업원도 얼마라고 밝히기를 꺼려했지만 유에스 달러로 월급을 받는다고 했다.
마르크스주의-사회주의-계획경제-경제파탄-극심한 인플레이션-화폐개혁 그 악순환은 종내 자국화폐의 휴지화로 내달았고, 시장은 상인들 뜻대로 모든 상거래가 외국 화폐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년간 철권통치를 하고 있는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86세)이 최근 홍콩에서 고급양복과 구두 등 초호화 쇼핑을 했다는 신문기사가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년 1월 무가베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44세)가 홍콩에서 쇼핑을 하다 자신을 촬영하던 영국 출신의 사진기가 리처드 존을 경호원들과 함께 무자비하게 폭행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북한의 경제파탄과 인플레이션, 화폐개혁과 그 실패, 김정일 위원장의 사치스런 생활 그리고 그 아들들의 행각 등의 얘기를 이따금 신문에서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 씁쓸한 느낌을 어찌할 수 없었다.
글·사진_ 김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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