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메가마인드’

[영화리뷰] ‘메가마인드’

입력 2010-12-31 00:00
수정 2010-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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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악당 루터 주연으로 돌아왔다

슈퍼맨의 적수로는 렉스 루터, 배트맨의 적수로는 조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주인공의 그늘에 가린 조연이다. 슈퍼맨이나 배트맨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게 임무다. 그런데,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면? 이들이 뼛속부터 악당이 아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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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의 명가 드림웍스가 새로 선보이는 3차원(3D)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는 이러한 발상에서 출발한다. 백마를 탄 왕자가 등장해야 마땅한 동화에 못생긴 초록색 괴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이소룡 같은 날렵한 무술인이 나와야 하는 쿵후 이야기에 뚱뚱한 판다를 앞세우는 등 비틀기를 즐기는 드림웍스가 이번에는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 공식을 깨버렸다.

고향별의 멸망에 앞서 지구로 탈출한 메가마인드. 영화 ‘화성 침공’에 나오는 화성인과 같은 괴상한 모습이다. 슈퍼 파워 따위는 없다. 천재적인 두뇌가 있지만 소동을 일으키기 일쑤다. 운명의 장난으로 감옥에서 자란다. 주변의 사랑과 관심에 목말라하지만, 이는 잘생긴 외모에 초능력도 있고, 행운까지 따르는 메트로맨의 차지다. ‘왕따’가 된 메가마인드가 메트로시티를 들쑤시는 슈퍼 악당으로 성장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메가마인드는 슈퍼 영웅이 된 메트로맨을 제거하는 데 성공하지만, 외려 일상은 무료해진다. 메가마인드는 메트로맨의 유전자(DNA)를 이용해 새로운 호적수를 만드는데, 일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 ‘슈퍼맨’을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듯. 슈퍼맨의 많은 부분을 패러디하기 때문이다. 메가마인드가 지구로 오는 과정은 슈퍼맨이 크립톤 행성을 떠나오는 과정과 판박이다. 슈퍼맨의 친아버지 조엘도 그대로 패러디된다. 메트로맨의 여자친구이자 유능한 기자인 록산은 슈퍼맨의 여자친구 로이스 레인과 닮은 꼴이다. 메트로맨의 DNA로 탄생한 타잇탄에게서도 ‘슈퍼맨4’의 원자인간이 겹쳐진다. 여기에 영화 ‘킹콩’, ‘스파이더맨’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까지 패러디되며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30~40대 남성들에게도 인기가 좋을 듯 싶다. AC/DC의 ‘하이웨이 투 헬’, 조지 써로굿의 ‘배드 투 더 본’, 오지 오스본의 ‘크레이지 트레인’, 건스 앤 로지스의 ‘웰컴 투 더 정글’ 등 신나는 록 음악이 영화 내내 울려퍼지기 때문이다. 마이클 잭슨의 ‘배드’가 대미를 장식하며 흥을 돋운다. 지난 11월 초 북미 시장에서 개봉했을 때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가마인드 목소리 연기는 코믹 연기의 달인 윌 페럴이 맡았다. 한국에선 김수로가 더빙했다. 메트로맨 목소리는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다. 96분. 전체관람가. 1월 13일 개봉.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10-12-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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