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돌봄, 구멍을 메워라 <2회> 보육 인프라의 양극화
서울 원아 많지만 선생님도 많아교사 1인당 3.12명, 세 번째로 적어
자체 육아 예산 609억 ‘전국 최대’
이달 ‘시간제전문 어린이집’ 운영
새로운 획기적 돌봄 정책 쏟아내
지역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어린이집에 우수한 품질의 급식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서울든든급식’을 정식 출범하며 시내 한 어린이집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점심 식사를 배식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서울 어린이집에는 원아가 많지만 선생님도 많다. 그만큼 교사 1명이 담당하는 어린이 수가 적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교직원 1인당 원아 수가 적을수록 돌봄서비스의 질은 올라간다.
26일 보건복지부 ‘2023 보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어린이집 원아 수는 15만 5251명으로 경기(31만 1814명)에 이어 2위였다. 그런데 서울 어린이집 교직원 1인당 원아 수는 3.12명으로 대전(2.82명), 경북(3.1명)에 이어 세 번째로 적었다. 서울 어린이집 원아 수는 전국 2위지만 교직원 1명이 담당하는 원아 수는 어린이집 원아가 4만 3022명에 불과한 경북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예산도 서울이 넉넉하다. 지난해 복지부의 ‘2023년 지방자치단체 출산지원정책 사례집’에 나타난 서울의 육아지원 예산도 단연 전국 최대 액수인 609억 6500만원이었다. 세종시(286억 4000만원)와 인천(225억 38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보육통계상 서울의 영유아(2016~2022년생) 1인당 육아지원 예산 액수는 19만 1470원으로, 영유아 수가 고작 2만 6666명으로 전국 최소인 세종시(107만 4027원)에 이어 2위였다.
서울은 압도적인 예산을 앞세워 획기적인 보육지원정책도 잇달아 내놓는다. 이에 지역과의 보육 격차는 날로 벌어진다. 이달엔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족 누구나 필요할 때 1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서울형 시간제전문 어린이집’을 권역별 7곳(성북, 도봉, 은평, 금천, 관악, 송파, 강동)에서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기존 어린이집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주중, 낮 시간에 1일 최대 4시간, 월 60시간 한도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울시는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엔 시간제전문 어린이집을 25곳으로 확대한다.
서울형 시간제전문 어린이집은 지난해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 확대 운영 중인 ‘서울형 긴급·틈새 보육 3종’의 후속 정책이다. 서울시는 이미 기본보육과 연장보육을 통해서도 해소되지 않는 일시·긴급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365 열린 어린이집’ 17곳, ‘서울형 주말 어린이집’ 21곳, ‘거점형 야간보육 어린이집’ 340곳을 운영하고 있다.
최영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의 보육 인프라, 방과후 돌봄 인프라가 잘돼 있는 지역은 아이를 믿고 맡길 공간이 많다는 의미로 대체로 출산율이 높다”면서 “국내에선 세종시가 대표적이며 세계적으로도 보육 예산, 관련 수당이나 휴가 제도가 잘 갖춰진 나라가 높은 출산율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2024-06-27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