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재판없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정동기 “재판없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입력 2011-01-13 00:00
수정 2011-01-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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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2일 후보자직에서 사퇴했다.

정 후보자는 통의동 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 한분의 청문위원이라도 계신다면 끝까지 청문회에 임해 제 진정성을 보여드리고 싶었으나 저 한 사람으로 인해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고 향후 초래될 국정의 혼란을 감안하니 차마 이를 고집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내정된 이후 12일 만으로, 2000년 감사원장에 대한 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후보자가 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사퇴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번 감사원장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저의 경력과 재산 문제뿐 아니라 개인의 모든 사생활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악의적으로 왜곡되고 철저하게 유린됐으며 청문회 없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재판 없이 사형 선고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저는 평생 소신에 따라 정직하게 살아오며 남에게 의심받거나 지탄받을 일을 삼가며 철저히 자기관리를 하고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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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넥타이’의 항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서 자진사퇴의 뜻을 밝힌 뒤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정치권에 무언의 항변이라도 하듯 검은 넥타이를 맨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검은 넥타이’의 항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서 자진사퇴의 뜻을 밝힌 뒤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정치권에 무언의 항변이라도 하듯 검은 넥타이를 맨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정 후보자의 사퇴로 4개월 이상 끌어온 감사원장 공백은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정 후보자가 사퇴함에 따라 후임 물색 작업에 착수했으나, 정 후보자가 임명 12일 만에 낙마함에 따라 곧바로 후임 인선을 발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 비공개회의에서 “당·청 충돌을 촉발했던 원인이 사라진 만큼 당분간 마찰을 유발할 언급을 자제해 사태를 안정시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갈등의 근본 원인이 ‘인사’였던 만큼 책임 추궁 및 재발 방지책 마련 등 마무리 과정에서 추가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여당 내부는 벌써 이 문제를 둘러싼 엇갈린 의견으로 내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한나라당은 이번에 청와대의 결정에 ‘반기’를 든 것처럼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론을 의식, 당의 주도권 선점 행보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강주리기자 jj@seoul.co.kr
2011-01-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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