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강기갑 막말 접전
“공부 좀 하고 이야기하십시오.”(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당신은 공부 잘하는 양반이 돼서 (FTA 협정을)이렇게 불일치, 엉망진창으로 만든거야.”(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성난 검투사](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4/15/SSI_2011041517360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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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검투사
15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회의에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발효에 대비한 정부 대책을 설명하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게 “공부 좀 하라.”고 소리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외통위원이 아닌 강 의원이 참관인 신분으로 회의장에 머무르면서 FTA가 발효되면 기업형슈퍼마켓 분쟁이 재현될 수 있다며 따지자 분을 참지 못한 듯 강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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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소위가 김 본부장,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을 출석시키고 한·유럽연합(EU) FTA 발효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수·축산업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 대책 등에 대해 논의한 자리였다. 두 사람의 충돌은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 시도가 홍정욱 의원의 기권 선언으로 무산된 뒤에 벌어졌다.
외통위원이 아니지만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같은 당 홍희덕 의원과 참관하고 있던 강 의원은 김 본부장에게 “정부 대책이 부실하다.”고 따졌다. 이에 김 본부장은 “강 의원, 공부 좀 하고 이야기하십시오.”라고 맞받아쳤다. 곧바로 강 의원은 “어디다가 공부 좀 하라고 이야기하고 그래. 그 따위 태도를 갖고 있으니까 국회를 무시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뒤지지 않고 김 본부장은 “말씀 조심하십시오.”라고 고함쳤다. 김 본부장은 임 차관의 만류로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강 의원은 “부끄러운 줄 알아. 오류투성이로 만들어 놓고 누구 보고 공부하라고 그래. 당장 사과하고 사퇴해.”라고 쏘아붙였다.
강 의원은 앞서 표결 처리를 시도한 한나라당 소속 유기준 소위 위원장 등과도 몸싸움을 벌였다. 강 의원은 표결 선포 직후 유 위원장의 팔을 잡아 끌며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막아섰다. 홍정욱 의원의 기권 선언 뒤 퇴장으로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선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과의 설전을 연출했다. 최 의원이 표결 불발 사태에 불만을 표시하며 “저질 국회도 이런 저질국회가 없다. 소위에서 안 되면 본회의에 올려서 가부를 묻자.”고 소리치자 강 의원이 나서서 “한나라당이 이런 식으로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게 저질국회”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최 의원이 “왜 남이 회의하는 데 와서 방해하느냐.”고 말한 뒤 회의실 테이블을 가리키며 “왜 나도 여기에 뛰어올라가 볼까.”라고 되받았다. 강 의원이 2009년 1월 ‘미디어법 개정안’ 상정에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던 중 국회 사무총장 집무실에 들어가 원탁에 뛰어올랐던 이른바 ‘공중부양’ 사건을 빗댄 것이다. 강 의원은 “그건 의원님 자유고요.”라며 응수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11-04-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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