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직업소개소엔 구인전화 빗발

조선족 직업소개소엔 구인전화 빗발

입력 2011-07-05 00:00
업데이트 2011-07-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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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서 ‘사람 보내달라’ 아우성

‘00직업소개소’, ‘00인력’...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의 환승역인 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8번 출구 주변에는 조선족 취업을 알선하는 직업소개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아예 상호도 없이 ‘동포취업전문’, ‘조선족 전문’이라고만 적힌 간판도 쉽게 눈에 띈다.

서울의 대표적인 조선족 밀집지역인 대림동 일대에만 60여곳의 직업소개소가 성업 중이다. 또 영등포역 주변과 신길동을 비롯한 영등포구 전체로는 235개의 직업소개소가 등록돼 있다.

지난 1일 오후 찾아간 대림역의 ‘D취업소개소’는 근방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 곳으로 꼽힌다. 8번 출구 앞 건물 지하 1층에 자리잡은 82㎡ 크기의 사무실에서는 17명의 상담원이 책상을 사이에 두고 조선족 구직자와 상담을 하거나 전화를 받느라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오로지 조선족만 상대하는 이 직업소개소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평균 200명의 구직자가 찾아온다. 또 취업 알선이 성사되는 경우도 하루 50명 꼴이다.

중국에서 10년간 사업을 하다가 귀국해 4년째 직업소개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명빈(61) 사장은 “전국적으로 조선족에게 소개해줄 일자리 5천개를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농어촌의 농장이나 양식장에서 구인 수요가 많지만 마땅한 조선족 인력을 연결해 주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농어촌에서 힘든 육체적 노동을 감당할 만한 청년층은 수도권 제조업체를, 여성들은 음식점을 선호하는 까닭이다.

김 사장은 “요즘 입국하는 조선족은 교육 수준이 높고 힘든 일을 해본 사람이 많지 않아 농어촌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마 양식장에서는 남자는 월 200만원, 여자는 180만원을 준다는데도 보낼 사람이 없다. 오리고기 가공공장에는 지금 당장 100명도 취업시켜 줄 수 있다”면서 “‘제발 사람좀 보내달라’는 전화가 하루 100통씩 걸려온다”고 구인난의 실상을 전했다.

김 사장은 또 “조선족이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떨어뜨린다는 말은 물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조선족이 없으면 공장 기계가 멈추고 농작물도 제때 수확하지 못해 경제가 마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족의 임금도 꾸준히 올라가 지금은 내국인과 거의 비슷해졌다. 이 직업소개소 입구의 안내판에 적힌 임금은 ‘용접 일당 8만~10만원’, ‘간병인 150만∼180만원’, ‘지게차 운전 160만∼180만원’, ‘모텔 청소 150만원’ 등으로 월 150만원 미만 일자리는 찾아보기가 힘든 실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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