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SLS회장 기자회견 안팎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22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 등 현 정권실세들의 금품수수 의혹을 폭로하면서 정국에 메가톤급 파장을 던졌다. 그는 기자회견 내내 신 전 차관을 ‘재민이 형’이라고 부르며 친분을 과시했다. 그의 주장에 대해 검찰은 수사 착수를 검토하는 반면 당사자들은 “있지도 않은 일”이라며 부인했다.![이국철 SLS그룹 회장](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9/23/SSI_20110923025832.jpg)
![이국철 SLS그룹 회장](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9/23/SSI_20110923025832.jpg)
이국철 SLS그룹 회장
이 회장은 전날 신 전 차관에게 10년 가까이 매달 수백만~수천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 십수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이날 정권 실세 3명의 이름을 더 거론했다. 박 전 차관에게는 국무총리실 차장 시절 일본 출장을 갔을 때 SLS그룹 일본지점에서 400만~5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이 사인했다는 법인카드 전표 등 증빙자료를 보여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검찰에서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SLS그룹과 관련해 숱하게 검찰조사를 받았다는 그는 회사가 해체되고 경영권을 빼앗긴 과정의 진실을 밝혀달라며 검찰 수사를 받기를 원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의 주장과 관련, 신빙성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수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금액이 큰 데다 정권 핵심 관계자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측면에서 볼 때 공개된 제보로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가성이 없다고 양측이 주장하고 있는 만큼 내사 단계의 전 단계인 사실관계 확인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범죄정보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범죄 혐의에 대한 자료 확보를 위한 내사를 거쳐 수사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금품 제공 의혹을 폭로한 이유에 대해 “청와대에 경고는 아니지만 일종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다. 2003년부터 수백 번 조사를 받고 긴급체포를 당했는데 지금도 창원지검 말고 다른 수사기관이 나를 조사한다. 이제 그만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검 중수부에서도 두 번 조사를 받았고, 서울중앙지검에서도 내사를 다 했는데 (실세들이) 중지시킨 걸로 알고 있다.”며 “아마도 현 정권에 부담이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수·오이석·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1-09-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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