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한마디씩 공개되는 ‘김정일 유언’

北서 한마디씩 공개되는 ‘김정일 유언’

입력 2012-01-03 00:00
수정 2012-01-03 08:0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후계자는 김정은, 충성해야’ 내용 주류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언’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지난해 12월19일 김 위원장의 사망이 발표된 뒤 북한 매체는 그가 생전에 했다는 발언 내용을 유훈(遺訓)이라며 속속 소개하고 있다.

절대권력자로 군림한 김 위원장의 사소한 발언이나 정책적 지시도 북한 당국에는 가르침을 의미하는 유훈으로 불리지만 사실상 유언인 셈이다.

유언 내용을 살펴보면 김 위원장 유고시 아들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해야 하고 그에게 당·정·군이 충성을 다해야 한다고 김 위원장이 분명히 말했다는 내용이 주류다.

3일 연합뉴스가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를 분석한 결과,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전날 ‘뜨거운 새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일 장군님께서는 백두에서 시작된 주체혁명위업은 우리 대장에 의하여 빛나게 계승될 것이라고 지적하시였다”고 밝혔다.

‘우리 대장’은 ‘청년 대장’으로 불렸던 김 부위원장을 가리킨다. 김 위원장이 생전에 김 부위원장에게 권력을 물려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는 셈이다.

북한이 이런 중요한 내용을 대대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한 매체를 통해 ‘끼워넣기’ 식으로 슬그머니 공개한 배경이 주목된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30일 당 정치국회의를 열어 ‘김정일 위원장의 10월8일 유훈’에 따라 김 부위원장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고 북한매체들이 다음날 일제히 보도했다.

당시 북한은 김 위원장이 작년 10월8일 어떤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또 김기남 노동당 비서는 지난달 29일 김 위원장 추모를 위해 평양에서 열린 중앙추도대회에서 연설을 통해 “김정일 동지께서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우리 대장님께 충실하고 그의 영도를 잘 받들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등단한 김정각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도 “인민군대가 자기의 영예로운 사명과 임무를 다하자면 김정은 대장을 잘 받들고 그의 영도에 끝없이 충실해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매체나 고위간부들이 전한 것처럼 김 위원장이 생전에 ‘대장 김정은’을 후계자라고 못박고 그에 대한 충성을 지시하는 발언을 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김 위원장이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후계문제를 걱정하면서 비밀파티와 회의 등에서 측근들에게 김 부위원장을 잘 보좌하라고 강조하며 비슷한 취지로 말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북한 당국이 김정은 체제의 조기안정을 꾀하려고 김 위원장 사후에 그의 발언이라며 ‘포장(?)’해냈을 개연성도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