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서명도 김정일 따라하기

北김정은, 서명도 김정일 따라하기

입력 2012-01-03 00:00
수정 2012-01-03 14:5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첫 공개 친필 김정일 것과 흡사…전문가 “연습 많이 한 듯”

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친필 서명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명을 빼닮았다.

연합뉴스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김 부위원장의 친필 서명과 기존에 공개된 김 위원장, 김일성 주석의 친필 서명을 필적감정기관인 대한문서감정원에 의뢰해 비교한 결과, 김정일-김정은 부자의 필적에서 상당한 유사점이 발견됐다.

감정원 관계자는 “‘ㄱ’의 각도 ‘ㅣ’과 ‘ㅁ’ 필체의 특이성, ‘정’자를 한 획으로 처리한 필습 등에서 유사점이 많다. (김정은의) ‘은’ 역시 (김정일의 다른 글씨인) ‘은’과 비교해 유사점이 있어 보인다”며 “(김정은 서명은) 하나의 사인을 갖고 연습해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부자의 서명은 일반인이 봐도 같은 사람이 쓴 것 아니냐는 착각이 들 정도로 닮았다. 이름에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는 ‘김’과 ‘정’은 거의 똑같은 형태이며 서로 다른 글자인 ‘일’과 ‘은’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흘려 써서 다른 글자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김 부위원장이 부친 글씨를 의도적으로 따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친필 서명에 대해 “‘김’자는 위풍이 도도해 세상을 굽어보는 장군봉을 연상케 하며, 적진으로 화살표를 긋는 듯 옆으로 뻗은 ‘정’자는 동쪽에서 소리 내고 서쪽에서 적의 뒤통수를 갈기 듯 거대한 필압의 변화를 주며, ‘일’자는 신출귀몰한 지략과 전법으로 적을 일거에 제압하는 명장의 기상을 보여준다”고 묘사해왔다.

평양인쇄공업대학 필체연구실은 ‘위인의 명필체’라는 연구서까지 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위원장 필체 역시 부친인 김일성 주석의 것을 승계했다는 주장이 많다.

북한 한 인터넷 매체는 2004년 김 위원장이 “쓴 종이를 모두 쌓으면 키를 훨씬 넘을 정도로 노력을 기울인 끝에 부친 필체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김 주석의 필체를 적은 종이를 책상 유리판 아래에 깔고 연습을 한 끝에 글씨체의 핵심 요소인 경사각까지 정확하게 일치시키기에 이르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주석 필체의 평균 경사각은 20.5도인데 김 위원장은 20.9도로 기울기 차이가 0.4도에 불과한 것으로 소개했다.

북한은 2001년 4월26일 ‘백두산 3대 장군(김일성·김정일·김정숙)의 명필체에 대한 주체적 문예사상 연구토론회’라는 모임을 열고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필체를 각각 ‘태양 서체’와 ‘백두산 서체’로 명명하기도 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의 유사한 서체에 대해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강조해 ‘지도자 김정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일의 유훈통치가 안정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감성적으로 자극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