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생일잔치’ 어떻게 치를까...김정일 사망 감안해 차분한 우상화 예상
김정일의 뒤를 이어 북한 최고 지도자로 추대된 김정은의 생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이 이를 어떻게 알리고 활용할지 주목되고 있다.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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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들은 아직까지는 1월 8일이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생일이라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지 않다. 지난해 발행된 올해 북한 달력에도 단순히 일요일이라는 점에서만 붉은 색으로 표기돼 있을 뿐 생일에 관련된 표기는 없다. 하지만 새 체제가 들어선 이후 최초로 맞는 지도자 생일이라는 점에서 각별히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16일)을 ‘민족 명절’로 지정해 떠들썩하게 행사를 벌여온 터다. 김일성 주석 사망 이듬해인 1995년 2월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격상했다고 발표한 전례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임 지도자가 사망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북한 당국이 떠들썩한 행사를 벌이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북한이 김 위원장의 애도기간이 끝나자마자 새해 벽두부터 ‘김정은 띄우기’에 발빠르게 나선 점을 감안할 때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전망도 많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 12월 3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통해 김정은 부위원장을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이 결정이 김정일 위원장의 ‘10월 8일 유훈’ 에 따른 조치라며 정통성을 부여했다. 북한은 2009년 1월 8일 김 위원장이 김 부위원장을 후계자로 결정한 교시를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하달했고, 2010년의 경우 김 부위원장의 생일에 노래모임이나 체육행사 등 우상화 작업이 비공식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이 당 대표자회에서 공식 데뷔한 뒤 처음 맞은 지난해 1월8일에는 국가안전보위부,인민무력부 등의 권력기관이 축하행사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매체가 지난해 김 부위원장의 생일 때처럼 ‘백두영장’, ‘만경대 혈통’ 등 표현으로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야회축포(불꽃놀이)’ 등의 업적을 부각할 가능성도 있다.
김 부위원장의 정확한 나이가 이번 생일을 계기로 공개될지도 주목된다. 김 부위원장이 1984년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1983년’ 설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이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출생연도와 끝자리 숫자를 맞추려고 1982년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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