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서 갈등 해소 위한 ‘한가위 큰잔치’…법륜스님 등 참석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수년째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서귀포 강정마을에서 1일 화합을 위한 한가위 맞이 마을잔치가 열렸다.1일 오후 서귀포시 강정마을 축구장에서 열린 ‘한가위 강정마을 큰잔치’에서 참가자들이 연예인 김제동씨의 진행에 따라 간이 게임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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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재단이 주최하고 강정마을회와 제주도의회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스님과 연예인 김제동씨,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 소설가 김홍신,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문정현 신부, 이정훈 목사, 마을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강동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강정을 아끼는 마음을 간직하고 다 함께 손에 손을 잡고 다시 옛 강정으로 돌아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법륜스님은 이날 잔치를 찾은 해군기지 반대측 주민들에게 찬성측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해보기를 권유했다. 법륜스님 등 평화재단 관계자들은 행사에 앞서 수일간 강정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행사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날 잔치에는 반대측 주민들만 참석했다.
법륜스님은 강정마을에서 친지끼리도 찬반으로 나뉘어 제사를 함께 지내지 못하는 등 갈등 사례를 언급하며 “종교가 달라도, 여야나 진보·보수로 나뉘어도 함께 살아가듯 다른 견해를 가지고도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하는데 강정은 그렇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들이 정부에 주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대신 반대측 주민들도 소수인 찬성측의 아픔과 괴로움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군기지가 마을을 찢어놓게 돼 순박하게 살아오던 마을 사람들은 기가 막히고 하늘을 원망할 수도 있다”며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그러나 그는 “4·3사건이나 한국전쟁, 일본 침략 등 역사 속 숱한 어려움을 겪어온 우리 민족은 강정마을 문제도 슬기롭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화합하려는 노력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날 행사장을 찾은 정치인들에게도 강정마을이 잘 보존되고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제동씨는 토크콘서트를 통해 이날 잔치에 불교, 개신교, 기독교 등 각 종교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해 화합한 것처럼 우리 주민들도 화합하고 서로 사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가 토크콘서트 말미에 “다음번에는 오늘 참석하지 못한 찬성측 주민들만 모아놓고 공연해도 되겠느냐”고 허락을 구하자 반대측 주민들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줬다.
이밖에 주민들이 함께 모여 풍물패 공연과 노래자랑, 장기자랑, 시 낭송, 제주어 노래패 ‘뚜럼 브라더스’의 공연 등을 즐기며 풍성한 한가위 마을잔치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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