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 귀순’ 현장국감..의혹과 軍의 해명”CCTV 하필 그때만 녹화안됐나”..”컴퓨터 시간설정 잘못탓”
국회 국방위원회의 12일 제1야전군사령부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2일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북한군 귀순사건에 대한 의혹 제기가 잇따랐다.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1군사령부 국감에 이어 이날 오후 이번 사건이 발생한 22사단 최전방 소초 현장을 방문해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조사했다.
◇귀순자 GOP도착 시간 “8시? 11시?” = 우선 귀순자가 GOP(일반전방소초) 생활관에 도착한 시간이 군 당국이 발표한 오후 11시19분이 아니라 오후 8시라는 새로운 주장이 이날 제기됐다.
이번 사건을 지난 8일 국감에서 처음 공개한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은 1군사령부 국감에서 “우리에게 들어온 제보로는 오후 8시에 (귀순자가) 생활관으로 왔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공교롭게도 사건 당일 오후 7시20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만 CCTV 녹화 기록이 없다”면서 해당 시간대 TOD(열상관측장비)나 다른 CCTV 등의 영상 과 사건 전후 1주일간의 대대·연대 상황일지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박성규 1군사령관은 “제가 현장에 가서 전부 얘기를 듣고 확인을 했다. 어떻게 오후 8시라는 게 나왔는지 의문이 간다”면서 “전혀 동의를 할 수 없다”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CCTV 녹화기록 부재 논란 계속 = 민주통합당의 김재윤 의원은 CCTV 녹화기록이 없는 것과 관련, “경계근무 소홀 등을 감추기 위해 누군가 녹화 내용을 고의로 지우지 않았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군사령부의 조형근 지휘통신참모처장은 “CCTV 프로그램은 30일간 저장하도록 설정돼 있다”면서 “상황병이 그날 오후 5시38분 (CCTV 프로그램과 연계된) 컴퓨터의 시간을 입력하면서 10월2일을 9월2일로 맞췄다. 통신담당관이 순찰하고 나서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재부팅을 하다 보니 5시간 동안 녹화가 안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설명에 김광진 의원은 “시간을 잘못 입력한 것은 오후 5시38분인데 왜 7시20분부터 녹화가 안 됐느냐”며 “또 왜 갑자기 날짜가 안 맞는다고 설정을 다시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해당 부대는 통상 오후 4시와 새벽 2시에 상황실과 컴퓨터 시간을 일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령관은 북한 귀순병이 처음 문을 두드렸던 동해선 경비대 건물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잦은 귀순사건 대비 실패 비판 = 민주통합당 김진표 의원은 “22사단은 2003년 이후 민간인 7명, 군인 1명이 귀순했고, 2009년에는 민간인이 남에서 북으로 철책을 뚫고 월북했던 곳으로 이번에 경계망이 또 뚫렸다”고 비판했다.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도 “육군 법무실 자료를 보면 2010년 이후 경계 소홀로 인한 징계 20건 중 16건이 22사단”이라며 “이렇게 징계를 많이 받은 사단이면 더 경계를 강화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