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고착화 흐름에 3자 대결 가능성도 거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안갯속에서 평행선을 긋고 있다.이달 중순들어 ‘정당후보론(문재인) 대 무소속대통령론(안철수)’, ‘입당론(문) 대 연대론(안)’ 순으로 갈수록 가열되던 공방이 양측의 자제 움직임에 따라 다소 진정된 모습이나 물밑 신경전은 여전히 식지 않은 모습이다.
대선 후보 등록일(11월 25-26일)이 40일도 남지 않은 만큼 단일화 공방은 언제든 수면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단일화 작업은 녹록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3자 대결 및 여야간 양자 대결 구도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큰 격차 없이 고착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만약 대형 정치ㆍ정책 이슈가 터지거나 어느 후보가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단일화 없이 3자 대결로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17일에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단일화’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이틀 전만 해도 “단일화가 될 때까지 저와 안 후보간 경쟁은 불가피하다”며 날을 세우던 것과는 사뭇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대신 문 후보는 충북 음성군에 있는 귀농현장을 방문하고 기업인들과 일자리 간담회를 갖는 등 정책 행보에 집중했다.
이런 방향 전환에는 단일화 문제가 정치공학이나 선거전략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아름다운 경쟁을 통해 단일화를 이루려는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서 “안 후보 측도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이라는 두 개의 과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이날 경기 부천시 소재 한 중소기업을 방문하고 강연회를 갖는 등 정책 행보에 치중했다.
그는 지난 14일 문 후보가 ‘민주당 입당’을 요구하자 “진짜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 잘 헤아렸으면 좋겠다”고 일축한 후 사흘째 기자들의 질문에 함구하고 있다.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이 대언론 창구를 맡아 방어 차원에서 대응할 뿐 캠프 주요인사들도 외면하긴 마찬가지다.
정치ㆍ정책 차별화 시도를 비롯한 모든 이슈가 단일화 블랙홀로 빠져드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이 “단일화한다고 반드시 이긴다고 할 수 없다. 단일화보다 연대ㆍ연합이 더 중요한 이유는 시너지 효과가 나야 하기 때문”이라고 단일화 공세를 차단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측의 이런 태도를 종합하면 당분간 각자 행보를 통해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논의해보자는 차원에서 암묵적 동의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양측간 단일화 접점 찾기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게 단일화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게다가 3자 대결에서 나란히 2, 3위를 달리고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지지율 흐름이 큰 변화 없이 정체되는 양상이어서,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단일화를 위해 넘어야 할 고비가 더 많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지금 이대로 가면 위험하다”며 “단일화를 위해선 두 후보의 파트너십과 세심한 배려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