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정희를 멀리하라”…거리두기 부심

민주, “이정희를 멀리하라”…거리두기 부심

입력 2013-08-12 00:00
업데이트 2013-08-1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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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투쟁에 나선 민주당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거리를 두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두 차례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종북논란의 핵심’인 이 대표와 도매금으로 한묶음 취급을 받을 수는 없다며 선긋기를 위해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멀리하려고 할수록 역설적으로 이 대표는 민주당 곁으로 더 다가와 있는 양상이다.

민주당의 ‘이정희 트라우마’는 지난해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당은 4·11 총선에서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이룸으로써 진보당이 원내3당으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하지만 총선 직후 진보당이 비례대표부정선거 의혹과 종북논란에 휩싸이면서 민주당도 ‘초록동색’으로 몰리며 타격을 입었다.

민주당의 피해의식은 대선 때 더 커졌다. 당시 진보당 대선 후보로 나선 이 대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맹공하면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원했다. 심지어 이 대표는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과는 부동층의 표심이 박 후보로 쏠리며 문 후보는 역풍을 맞은 셈이 됐다.

이 대표를 가까이하면 할수록 결국 민주당에 손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준 계기가 됐다.

’악연’은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다시 시작됐다. 진보당은 이미 시민단체들이 주도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집회에서 진보당과 떨어져 앉는 등 의식적으로 ‘진보당 멀리하기’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 거당적으로 참여한 촛불집회 때 당초 김한길 대표가 연설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전병헌 원내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김 대표가 나서면 이 대표도 연설대에 오르게 된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당이 11일 청계광장에 천막당사를 설치하자 민주당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계광장은 민주당이 천막당사를 설치한 서울광장과 엎어지면 코가 닿을 만한 지근거리다. 더욱이 천막당사 설치는 민주당 따라하기다. ‘민주당=천막당사=진보당’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민단체들과 느슨한 연대를, 통합진보당과는 선긋기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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