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종손 “길 열리지 않겠나”…정치입문에 여지

DJ 종손 “길 열리지 않겠나”…정치입문에 여지

입력 2013-08-19 00:00
업데이트 2013-08-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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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는 사회현상…진보세력 인터넷여론 장악에 대한 반작용”조부 4주기에 연합뉴스와 첫 언론 인터뷰

“지금 할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제게 정치하라는 얘기를 하실 것 같습니다. 생전에도 가족 중에서 누군가 정치의 대를 이어주길 원하는 마음을 갖고 계셨습니다.”
18일(현지시간) 애틀랜타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맏손자인 김종대 씨.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애틀랜타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맏손자인 김종대 씨.
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맏손자로 미국에 사는 종대(27) 씨가 18일(현지시간) 애틀랜타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났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것은 난생처음이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4주기인 이날 그에게 가장 먼저 “앞으로 정치할 뜻이 있느냐”는 물음을 던졌더니 “지금은 뭐라고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정치는 내 성격과 거리가 멀고 딱히 가슴에 와 닿지 않아 그쪽으로는 생각을 안 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며 여지를 남겼다.

종대 씨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의 맏아들이자 ‘DJ 가문’의 대를 잇는 종손이다.

김 전 대통령의 장남 홍일 씨에게는 딸만 셋이 있어 국장 때 종대 씨가 할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었다.

김 전 대통령은 손주들 중에서 종대 씨를 가장 아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거 사흘 뒤 공개된 ‘마지막 일기장’에서 고인은 맏손자를 향한 애틋한 심정과 기대를 드러냈다.

고인은 일기장에 “2009년 5월30일, 손자 종대에게 나의 일생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이웃사랑이 믿음과 인생살이의 핵심인 것을 강조했다”고 적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 안에는 항상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다. 너는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항상 선을 택하고 선으로써 악을 이기는 쪽으로 결정하라”며 “선으로 악을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이웃을 사랑하는 것,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우리 삶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고 종대 씨는 회고했다.

그는 “다음달 말년 병장 휴가를 받고 병실을 찾았는데 할아버지가 호스를 낀 상태라 손주에게 말을 하지 못해 무척 답답해하셨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웃사랑 실천을 마지막으로 당부한 할아버지의 유지가 영향을 미쳐서인지 종대 씨는 김 전 대통령과 진보진영을 혐오하는 ‘일베’(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들의 글에 대해서도 일종의 사회 현상으로 이해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참으로 어이없고 화가 많이 나지만 하나의 사회 현상인 것 같다”며 “진보세력이 인터넷 여론을 장악해 활용하는 것에 대한 반작용과 현재 야당의 무기력함에 실망하는 반응이 뒤섞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중·고교를 나와 애틀랜타 소재 명문 사립대학인 에모리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지난해 졸업 후 에모리대에 교직원으로 취업해 국제교류협력처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동생 종민(24·에모리대 영문과) 씨와 함께 타의에 의해 조기유학 길에 오른 아픔을 갖고 있다.

그는 “대통령 손자란 이유로 주목받고 그것 때문에 이런저런 일이 생기다 보니 ‘외국에 보내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셨던 것”이라며 “지금도 대통령 손자라는 것에 부담이 있지만 이겨내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춘기 때 아버지도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을 보고 불특정 다수에 대해 자주 분노했지만, 그것이 나중에 우리 가족을 완전히 신앙적으로 바로 설 수 있게 한 계기가 됐기에 감사를 느끼고 있다”며 “누군가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대통령이라면 감당해야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종대 씨는 대학에 다닐 때부터 애틀랜타 한인타운 덜루스의 ‘섬기는교회’에 출석하며 통역 등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는 귀국 시점에 대해 “대학원에 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공부에는 확신이 안 선다”며 “결국 때가 되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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