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한 靑, 野에 한계선 넘지말라 ‘주문’

불쾌한 靑, 野에 한계선 넘지말라 ‘주문’

입력 2013-08-23 00:00
업데이트 2013-08-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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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태발언’ 때보다 수위낮아…野대표 회동가능성 염두둔듯

청와대가 민주당의 ‘3·15 부정선거’ 언급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23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특위 소속 야당의원들이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해 대선을 ‘3ㆍ15 부정선거’에 빗댄 것에 대해 “금도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금도(襟度)란 남을 포용할만한 ‘도량’이라는 사전적 뜻을 지니고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어느 때부터인가 ‘레드라인’, 즉 한계선을 넘지 말라는 의미를 전달할 때 자주 사용되곤 한다.

따라서 이 수석이 주문은 ‘정치신의’, ‘신사도’를 지키라는 말이 된다.

청와대의 ‘격앙’된 기류가 금도라는 어려운 표현 속에 녹아있는 셈이다.

청와대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이유는 ‘3ㆍ15 부정선거’ 언급을 대선불복성으로 인식하고 있어서다.

청와대는 이전에도 현 정권의 정통성을 문제삼는 듯한 발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이번 대응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정현 수석은 민주당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이 ‘귀태(鬼胎)’ 발언을 한 다음날인 지난달 12일 “국회의원 개인의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라며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 수석은 이해찬 상임고문의 “박정희가 누구한테 죽었나”라는 언급에 대해서도 “대통령을 무자비하게 깎아내리고 정통성을 계속 부인하는 언동을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강력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청와대의 이번 3ㆍ15 부정선거 언급에 대한 대응은 지난달 정통성 시비 공세 당시의 대응과 비교해 확연히 수위가 낮아진 점이 주목된다.

이 수석이 “금도를 보여주기 바란다”라는 단 한 문장으로 비교적 절제되고 완곡한 표현을 한 데다, 대응 시기도 민주당이 3ㆍ15 부정선거 언급을 한 지난 21일 이후 이틀이나 지난후에 이뤄졌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9월 정기국회 전 박근혜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간 갈수록 심화하는 강대강 대치 정국을 풀 계기로 박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회담 카드가 여권 내에서 떠오르는 상황에서 청와대마저 야당에 극한 감정대결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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