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폐지’ 安에 허찔린 민주, 복잡한 속내

‘공천폐지’ 安에 허찔린 민주, 복잡한 속내

입력 2014-02-24 00:00
수정 2014-02-2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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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24일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의 기초선거 ‘무(無)공천’ 방침 발표에 적잖이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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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하는 안철수 위원장
기자회견하는 안철수 위원장 안철수(오른쪽 두 번째) 새정치연합(가칭) 중앙운영위원장이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4 지방선거에서 기초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공약 이행을 요구하며 안 위원장측과 공조를 이어온 상황에서 정당공천 폐지 불발시의 구체적 선택지를 놓고는 안 위원장에게 허를 찔린 셈이 되면서다.

더욱이 내부 의견수렴을 거쳐 사실상 ‘정당공천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민주당으로선 ‘약속 이행’이라는 명분과 ‘새정치’라는 어젠다에서 안 위원장에게 또다시 밀리는 상황이 됐다. 안 위원장의 이날 입장 발표를 놓고 당내에서 “어느 정도 예상됐던 수순”이라면서도 “한방 먹었다”는 반응이 나온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앞서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전날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 모두 공천을 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최고위원회의 의결과 공식 발표만 남아있다”며 공천유지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와 달리 최 본부장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최종적인 정치적 결단의 내용이 어떨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하루만에 한발짝 빼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민주당의 복잡한 속내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이라 운신의 폭이 넓은 새정치연합과 달리 민주당은 3만명 정도가 탈당, 골격이 흔들리게 돼 공당의 기초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이 크다”이라며 “사실상의 ‘선거 보이콧’으로 지자체 구조에서 손을 떼는 게 민주진영 전체에 바람직한 건지의 고민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안 위원장의 승부수가 신생정당으로서 인물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을 ‘명분론’으로 포장한 것이라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못먹는 감을 보기좋게 버린 것 아니냐”고 일축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예상대로 공천 유지 방침을 확정할 경우 김 대표가 전(全)당원투표제까지 거쳐 꺼내든 정당공천 폐지 카드를 스스로 뒤집는 셈이 된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무공천 쪽으로 선회한다해도 안 의원을 의식했다는 비판에 직면, 이렇다할 ‘득’을 취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계속 좌고우면, 우왕좌왕하다 옴쭉달싹 못하게 된 형국이라는 지적이 당내에서조차 나오는 이유다.

대구시장 출마가 유력시 되는 김부겸 의원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당 자체가 존망의 위기에 있는데 안일한 태도를 보이니 국민이 민주당에 기대를 안하는 것”이라며 “작은 기득권에 오들오들 떨면서 국민에게 무엇을 호소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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