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 후보자 교회 강연 내용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1년 6월 서울 온누리교회 강연에서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 후보자는 자신이 장로로 있는 이 교회에서 ‘기회의 나라로 만들어 주십시오’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날 예배에는 신도 수백여 명이 참석해 문 후보자의 강연을 들었다.
문 후보자는 남북 분단에 대해서도 “하나님은 또 시련을 주셨다. 그것이 남북 분단”이라면서 “그 당시 조선의 지식인이라는 것은 거의 공산주의 사상에 가깝게 있었다. 만일 그때 통일 한국을 주셨으면 한국은 그때 자동적으로 공산주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의 뜻으로 보면 너희들은 불쌍해서 독립을 시켜 줬지만 앞으로 너희들은 더 고난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분단이 와서 지금에 와서 이렇게 살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6·25 전쟁이 있어서 우리가 단련이 된 것이다. 미국은 그 당시 한국을 떠날려 했는데 그때 하나님이 미국을 붙잡아 주셨다. 미국이 없는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2012년 또 다른 강연회에서는 제주 4·3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했다. 문 후보자는 “제주도 4·3 폭동 사태라는 것이 있어서 공산주의자들이 거기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또 일본이 이웃인 것은 지정학적 축복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받아 와 가지고 경제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지금 우리보다 일본이 점점 사그라지잖아요. 그럼 일본의 지정학이 아주 축복의 지정학으로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시는 것”이라는 언급까지 했다.
아울러 “조선 민족의 상징은 아까 말씀드렸지만 게으른 거야.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것 이게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해방에 대해서는 “어느 날 갑자기 뜻밖에 갑자기 하나님께서 해방을 주신 거예요. 미국한테 일본이 패배했기 때문에 우리한테 거저 해방을 갖다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 후보자는 해방운동을 하다 친일로 돌아선 윤치호에 대해서도 “이 사람은 끝까지 믿음을 배반하진 않았어요. 비록 친일은 했지만은 나중에 기독교를 끝까지 가지고서 죽은 사람”이라며 “이 사람 영어로 일기를 쓰는 사람이에요. 1891∼1892년 그때. 그러니 우리는 다 가서 죽어야죠. 우리는 사실 다 죽어야지…”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4-06-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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