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통령 연금발언에 ‘공감’…속으론 ‘냉가슴’

與, 대통령 연금발언에 ‘공감’…속으론 ‘냉가슴’

입력 2015-05-12 16:48
수정 2015-05-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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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법안처리 3건밖에 못했는데…야당 자극해 협상 더 어렵게 만들어”

새누리당은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연금법의 4월 임시국회 처리 불발과 관련, 야당의 국민연금 연계 방침을 비판한 데 대해 일단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선(先)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 후(後) 국민연금 논의’ 방침에 대해 전날 여당에서도 지도부 결정에 이어 사실상 당론으로 확정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보조’를 맞춘 셈이다.

권은희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박 대통령의 공무원연금법 처리 지연 비판에 대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에 묶여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현 상황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새누리당도 우선적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처리돼야 하며 국민연금에 대한 논의는 차후 별건으로 본다는 입장을 (당론으로) 정리했다”면서 “5월 국회에서 야당과 적극적으로 협의해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야당이 “청와대의 가이드라인 제시는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다른 법안 처리도 거부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까지 공개회의 석상에 나와 야당에 직격탄을 날리자 협상이 더 어렵게 됐다며 ‘속앓이’를 하는 분위기도 읽혀진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연금개혁안 처리 무산으로 다급하고 절박한 심정인 것은 알겠지만,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며 “오늘 본회의에서 법안이 단 3건밖에 처리되지 못한 데도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청와대가 자꾸 이렇게 야당을 자극하면 공무원연금법의 5월 국회 처리는 물론이고 6월 국회 통과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런 발언은 결코 여당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복잡한 상황을 반영하듯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박 대통령 발언에 대해 반응을 삼갔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가 열리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자꾸 대통령하고 나하고 각을 세우려고 하지 마라”라며 웃으면서도 말을 아꼈다.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의 여당으로서는 청와대 편을 들었다가는 야당을 자극하게 되고, 청와대를 비판했다가는 당청관계에 불협화음이 나온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여겨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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