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리더십 흔들리며 지지율 하락…박원순, 안희정 ‘약진’손학규 복귀 가능성 두고도 ‘설왕설래’…본인은 일축리얼미터, 김무성 21.4% 1위 유지…文, 전대後 첫 20% 아래 하락
새정치민주연합이 4·29 재보궐선거 참패 책임론을 둘러싸고 극심한 내홍에 휩싸이면서, 문재인 대표의 독주가 계속되던 야권 차기 대권주자들의 레이스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문 대표가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 속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전체 1위 자리를 넘겨주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문 대표를 따라붙는 모습이다.
여기에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 대한 기대감도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 급속히 번져가고 있어, 이번 파문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잠룡’들의 경쟁 구도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18일 발표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5월 11일~15일, 2천500명 대상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에 따르면 문 대표는 19.6%의 지지를 받았다.
21.4%를 받은 김 대표에게 뒤쳐졌으며, 둘의 지지도 격차도 지난주 0.1%포인트에서 1.6%포인트로 벌어졌다.
이 여론조사에서 문 대표의 차기대권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8 전당대회 이후 처음이다.
최근 재보선에서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다가 참패를 당한데다, 책임론을 둘러싼 당의 내홍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박원순 시장은 지난주보다 2.6%포인트 오른 12.9%의 지지율을 기록, 문 대표와의 격차를 6.7%포인트로 좁혔다.
특히 박 시장은 광주·전라 지역에서 1위로 올라서면서 호남 민심이 문 대표에서 이탈해 박 시장으로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문 대표와 박 시장의 지지율은 한 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이 내려가는 ‘시소게임’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0.1%포인트 상승한 7.9%를 기록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남에서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난주보다 1.3%포인트 오른 4.3%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친노(친노무현)의 좌장이던 문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안 지사가 차세대 친노그룹 리더로 부각되면서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경우 이미 정계에서 은퇴해 여론조사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당이 위기에 처하면서 곳곳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흔들리는 당의 리더십을 바로잡고 화합과 쇄신을 끌고가기에 적합한 대표 인사 중 하나라는 점 등을 들어 정계복귀를 점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손 전 상임고문이 ‘구원등판’해 당의 위기를 추스른다면 대권후보 반열에 다시 올라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벌써 나온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YTN라디오에서 “우리 당에 가능성이 있는 좋은 후보가 안철수, 안희정, 박원순, 손학규 등등 좋은 후보가 있다”면서 손 전 상임고문을 대선후보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손 전 상임고문 측은 여전히 복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는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서울에 조용히 방문해 은사들과 식사를 한 후 ‘정치적 동지’인 김재균 전 국회의원의 빈소에 들렀다가 다시 강진 토담집으로 돌아갔다.
당내서도 섣부른 복귀론을 경계하는 의견이 나온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CBS라디오에서 “저는 손 전 상임고문의 은퇴 때부터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는 주장을 수차례 했다”면서도 “본인이 결정할 문제이고, 이런 얘기를 거론하는 것이 오히려 분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SBS라디오에서 “손 전 상임고문이 훌륭한 분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지만, 은퇴를 선언한 분에 대해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며 “자칫 (정계은퇴의) 순수한 의도를 훼손시킬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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