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대선캠프 소통부재…숨은 실세 박경철 비선 가동”

“安 대선캠프 소통부재…숨은 실세 박경철 비선 가동”

입력 2015-08-18 16:24
수정 2015-08-18 16:2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금태섭 저서에서 주장…”단일화 협상실패, 安측 책임 더커””후보사퇴 전조 며칠전부터 있었다…사퇴는 최악의 수””통합때 安이 민주당 해산한다고 설명…민주당에선 부인”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2012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선거캠프인 ‘진심캠프’ 내 소통부재가 심각했고, 비선 라인의 개입이 큰 원인이었다는 캠프 내부인사의 증언이 나왔다.

금태섭 변호사는 18일 발간한 책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에서 “진심캠프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의 부재였다”며 안 의원의 핵심 자문으로 알려진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클리닉원장의 비공식 기구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박 원장은 자신이 캠프에 참여하면 ‘숨은 실세’라는 말을 들을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안 의원을 돕는 모임을 만드는 작업까지만 하고 빠지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비선 역할을 하며 캠프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금 변호사는 진심캠프의 상황실장을 맡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팀에 참여하는 등 안 의원의 핵심 측근으로 통했다.

그는 저서에서 비밀리에 운영된 이 기구에서 메시지 방향의 상당 부분을 결정하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발표가 불쑥불쑥 튀어나왔고 진심캠프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금 변호사는 “박 원장은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서 후보와 비공개 회합을 가지면서 선거운동의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고 몇가지 사례로 “비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안 의원이 주장한 국회의원 정수 축소 공약이다. 이 발언은 아마추어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는데, 알고 보니 박 원장의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단일화 협상팀에 들어간다는 얘기도 박 원장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금 변호사는 박 원장이 처음에는 비공식조직을 부인했지만 은밀히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기 모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참석자 중 언론에 대단히 부정적인 기사가 실릴 수도 있는 경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박 원장에게 전화해 큰 비판을 받을 수 있으니 (비공식조직을) 중단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금 변호사는 박 원장의 대선 당시 행태를 가리켜 “숨은 실세의 길을 그대로 걸었다”고 술회했다.

금 변호사는 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의 뒷얘기도 전하면서 “단일화 협상이 실패한 데는 진심캠프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 의원이 단일화와 관련해 “나에게 생각이 있습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단일화 압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박 원장은 안 후보와 문 후보 간 깊은 교감이 있고 비공개로 만난 일도 여러 차례라고 했다”며 “선거 후 안 의원에게 물었더니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협상팀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단일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캠프 지휘부에서 일단 버티라는 지시만 내려왔다고 소개한 뒤 “여론조사를 받아들여 문 후보와 승부를 했어야 한다. 나는 안 후보가 이겼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 의원의 전격적인 후보직 사퇴에 대해 “전조는 며칠 전부터 있었다. 후보 비서실장인 조광희 변호사가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이며, 후보 위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사퇴는 최악의 수였다”고 평가했다.

또 “안 의원이 조 변호사에게 ‘대통령 후보로서 영혼을 팔지 않았으니,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영혼을 팔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사퇴를 반대한 사람들은 정권을 잡기 위해 영혼을 파는 사람들이란 말인가. 모욕적인 말”이라고 비판했다.

금 전 대변인은 안 의원 측 세력과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당)과의 통합 과정에 대해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합당이 아니다. 안 의원 개인이 민주당에 들어간다는 ‘입당 선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독자세력인)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들은 안 의원으로부터 당시 민주당이 해산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는 민주당 측에서도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며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해산’이라는 말 자체가 나온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떠올렸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