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與 공격할 때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 구분해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7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 “최근 들어 중국과 미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국내적으로 분명하게 통일된 의사를 표시해야 우리의 국익이 보장된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정부여당을 공격하는데 있어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걸 구분해야 하는데, 해야 할 건 제대로 못하면서…”라며 “그런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면 나라에 도움될 게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당 소속 초선 의원 6명이 8일 방중길에 오르는 등 사드 대응방안을 놓고 당내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다시한번 당내 강경파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지난주 여름휴가를 보낸 뒤 5일 당 대표 예비경선 참석을 시작으로 당무에 복귀한 뒤 다시 볼륨을 키우기 가한 모양새이다. 김 대표가 남은 임기 중 어떤 식으로 현안 대응에 나설지, 그리고 8·27 전당대회 이후 어떤 행보에 나설지 주목되는 상황에서다.
김 대표는 “사드는 안보와 관련된 문제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자꾸 개발하면 우리도 대응하는 방어체계를 갖춰야 될 것 아니냐”며 “특별한 대안이 있으면 사드를 반대해도 상관이 없지만 특별한 대안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초선 의원 6명의 방중에 대해 “자기들끼리 알아서 결정하고 알려진 모양인데 다른 방도가 없다. 놔둬야지 뭐 어떻게 하겠느냐. 말린다고 말려질 성격의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본인들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각해 판단할 것이다. 중국언론들이 이상하게 보도하면 결과적으로는 부정적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상호 원내대표가 단단히 타이르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또한 “사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한다고 하는데,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니다. 처음부터 분명히 얘기했는데 모호하다고 하면 어떡하느냐”며 “우리가 국민의당을 따라다닐 수도 없는 입장이고…”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별로 책임이 없는 정당이다. 우리를 (사드 반대 쪽으로) 끌어들이려고 애를 쓰는 것 같은데 거기에 끌려들어가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 생각을 해야 한다”며 “정치적 판단이 가져올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어떻게 수습할지가 확고히 서지 않는다면 함부로 결정하면 안된다”고 거듭 말했다.
김 대표는 당권 주자들이 앞다퉈 사드 반대를 주장하는데 대해선 “이게 전대 이슈가 될 수 없다”며 “이걸 갖고 무슨 선명성 경쟁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자신의 당 대표 퇴임 후 당 상황이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지각이 있는 사람이면 내년 대선을 향해 당이 어떻게 포지션을 정해야 된다는 걸 다 알 것 아니냐”며 “대권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런 측면의 노력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스스로 거기(강경기류)에 편승하는 성향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신의 휴가기간 강경기류가 강화됐다는 지적에는 “일을 한가지씩 처리해나가는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지금은 한꺼번에 뒤죽박죽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퇴임 전 사드를 포함, 당내 현안 및 향후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겠다고 했다.
그는 사드 문제를 포함해 “내가 한번 더 (말) 하려고 한다. 그만 두기 전에 우리 당에 대해 전반적으로 내 입장을 다 설명하고 나올 것”이라며 “8월27일이면 내가 비대위 대표가 된지 만 7개월 되는 날이다. 처음에 당에 오게 된 계기에서부터 그간의 모든 과정에 대해 분명하게 내 입장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을 안정화시켜 수권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내 모든 걸 갖다가 시도했는데 사드니 이런 문제 등등으로 해서 당이 일부 강경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밀려간다면 또 소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래도 지각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내가 보기에 그렇게 엉망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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