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 무너지는 새누리…비박계, 朴대통령에 집단행동 조짐

둑 무너지는 새누리…비박계, 朴대통령에 집단행동 조짐

입력 2016-11-07 12:02
수정 2016-11-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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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탈당하라”, 강석호 최고위원 사퇴…하태경 하야 거론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국정 개입 파문으로 여권 전체가 일촉즉발의 위기에 내몰렸다.

새누리당 내에서 금기시됐던 박 대통령의 탈당과 2선 후퇴의 요구가 터져 나왔고, 동시에 이정현 대표 체제도 사퇴 압박을 받으며 출범 90일 만인 7일 와해 위기에 직면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오전 10시30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의 탈당과 당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전 대표는 “헌법 수호자인 대통령이 헌법을 훼손하며 국정을 운영했다”면서 “대통령은 당의 제1호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당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런 일이 생기면 즉각 상의하고 의견을 물어야 하는데 당 대표가 회의도 없애고, 의원총회도 미뤘다”면서 “당을 위한 충정을 갖고 얘기하는데 당권 싸움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과 더이상 대화할 의욕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비주류 모임, 대권 주자 회동을 통해 비박(비박근혜)계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대통령과 친박 주류를 상대로 본격적인 행동 착수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강석호 최고위원은 김 전 대표의 회견 직전 최고위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강 최고위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인적 쇄신문제는 당에서 건의대로 됐고, 우리 당 지도부는 소임을 다 했다”면서 “새로운 인물로 당명, 당 로고까지 바꾸는 혁신적 작업이 없다면 대선에서 돌아선 민심을 다시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유일한 비박계인 강 최고위원이 사퇴함에 따라 지도부에는 친박계만 남게 돼 지도부로서는 정치적 부담이 더욱 커졌다.

이에 앞서 비박계 3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은 오전 7시30분 국회에서 별도의 회동을 열어 이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함에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강 최고위원은 여기에도 참석했었다.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우리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에는 당 지도부를 더이상 인정할 수 없다”면서 “당 지도부를 인정하지 않는 흐름 속에서 특단의 대처를 강구할 각오를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태경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순실 사태는 대통령이 적극 개입한 것이 너무나 분명하다. 관련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면서 “이제는 박 대통령이 최소한 하야에 준하는 2선 후퇴를 단행해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사퇴를 거부함에 따라 파열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거국내각 총리 인준, 특검법 협상 등을 놓고 양측은 사사건건 부딪칠 가능성이 농후해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려움에 처한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 달라”면서 “똘똘 뭉쳐서 일단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절대 머지않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설득한 데 이어 이날 발표할 발언 원고를 직접 작성하며 사태 수습 의지를 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배가 풍랑을 만났는데 가장 무책임한 행동은 배를 버리고 혼자 뛰어내리는 것”이라면서 “지도부까지 사퇴하면 당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당 대표를 흔드는 세력에는 총선에서 실패하거나 또 전대에서 패배한 세력이 있는데 순수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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