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잃은 청와대…朴전대통령 구속에 “너무 비통”

할 말 잃은 청와대…朴전대통령 구속에 “너무 비통”

입력 2017-03-31 09:41
수정 2017-03-3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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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참모들, 법원 결정 기다리면서 靑서 밤샘 대기

청와대는 31일 새벽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무겁고 참담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부 참모들은 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하면서 청와대에서 밤을 새우며 대기했으나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탄식하면서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이날 오전 8시 30분에 진행된 정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말을 잇지 못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청와대 참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불구속수사 원칙이 지켜지길 바랐는데 너무너무 참담하고 비통하다”고 말했다.

다른 인사는 “재판을 통해서 충분히 진실을 가릴 수 있는데 전직 대통령에게 수의를 꼭 입혀야 하느냐”면서 “대통령께서 수의를 입고 불려 다니는 모습을 어떻게 보겠느냐”고 밝혔다.

청와대 사무실에서 밤새 대기하며 박 전 대통령의 구속장면을 TV로 지켜본 한 참모는 “그동안 여러 생각이 있었지만, 오늘은 그 얘기조차 못 하겠다”며 힘들어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영장을 청구한 검찰과 이를 발부한 법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관련됐다는 증거가 없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 등 구속 사유가 충분치 않은데도 여론의 압박에 밀려 검찰·법원이 움직였다는 게 일부 참모들의 인식이다.

한 관계자는 “검찰과 법원 모두 법리 그대로의 본질적인 면에 충실해 이번 사안을 다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참모들이 박 전 대통령 구속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실제 그런 움직임은 없다고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앞서 한 비서실장과 수석들은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으로 자택으로 복귀한 뒤인 지난 13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했으나 황 권한대행은 국정 현안 마무리 등을 이유로 이를 반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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