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마르기도 전에’…트럼프, 또 한국에 방위비인상 압박

‘잉크 마르기도 전에’…트럼프, 또 한국에 방위비인상 압박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2-13 09:13
수정 2019-02-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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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명 이틀만에 트럼프 “분담금 몇 년 동안 오를 것”…새 협정 협상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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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료회의 주재하는 트럼프…“한국 방위비 분담금 올라가야 해…몇년간 오를 것”
각료회의 주재하는 트럼프…“한국 방위비 분담금 올라가야 해…몇년간 오를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동의했다고 밝힌 뒤 “그것(한국의 분담금)은 올라가야 한다. 위로 올라가야 한다”며 “몇 년 동안 그것은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인상 의지를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추가 인상 발언은 한미가 올해 분담금에 대해 합의하고 가서명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나왔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에 나섰다.

한미가 지난 10일 제10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문에 가서명한 지 불과 이틀만으로, 이르면 상반기에 시작될 새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미국의 인상 압박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동의했다고 밝힌 뒤 “그것(한국의 분담금)은 올라가야 한다. 위로 올라가야 한다”, “몇 년 동안 그것은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는 등의 발언으로 추가 인상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실과 거리가 있는 듯한 주장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한국)은 어제 5억 달러(약 5천627억원)를 더 지불하기로 동의했다”며 “전화 몇 통에 5억 달러”라고 주장했다.

그의 ‘5억 달러 인상’ 발언이 지난 10일 가서명한 10차 분담금협정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이후 한미 간에 관련한 추가 협의가 있었음을 공개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10차 분담금협정을 의미한다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한미가 이번에 합의한 분담금은 1조389억원으로, 작년(9천602억원)보다 787억원(8.2%) 인상됐다.

가서명 이후 한미 간에 추가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13일 “한미 간에 가서명 이후 추가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어떤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분이 ‘5억 달러’라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과정에서 나온 수치상 착오일 가능성에 일단 무게가 실린다.

이번 10차 분담금협정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최초 요구가 1조4천400억원으로 작년보다 5천억원 가까이 오른 금액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인상분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다.

발언 배경이야 어찌 됐든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압박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체결한 협정은 올해에만 적용되는 1년짜리로, 내년 이후에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을 위해 이르면 상반기 중 한미가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

미국은 미군이 있는 세계 각국과의 주둔비용 분담 방식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한 뒤 이를 토대로 마련한 새 원칙을 가지고 한국과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어떤 원칙을 들고나올지는 불투명하지만, 지금보다 동맹국의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준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새 원칙이 적용될 첫 번째 협상 상대국이 한국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이 협상에 참고할 ‘전례’가 없는 데다 미국은 자국 입장에서 ‘성공적 선례’를 남기기 위해 한국을 최대한 압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걸린 내년 대선(11월)을 앞두고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외교 성과로 내세우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향후 협상방향과 관련, “정부는 올해 예정된 차기 협의에서도 동맹에 대한 우리의 포괄적 기여 등을 충분히 감안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방위비분담금이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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