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처 대상, 적재적소 인물 중점”
지지율 2주 만에 8%P 올라 27%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4.11.21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개각의 시간’이 돌아왔다. 지난 7일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에서 예고했던 ‘인사를 통한 쇄신’ 작업이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대통령실은 ‘속도’보다는 적재적소 인사라는 ‘방향성’에 무게를 둘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이 순방을 다녀오셨으니 개각 논의를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신중한 분위기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적절한 시기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 드리기 위해 벌써부터 인재 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민정수석실을 통해 전 부처를 대상으로 한 인적 쇄신 파일을 만들어 윤 대통령에게 보고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개각 대상으로는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인 한덕수 총리, 임기 2년을 넘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우선 거론된다. 전 부처의 인적 쇄신 파일을 준비한 만큼 취임 시기에 얽매이지 않고 대대적인 교체에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
여기에 9개월째 공석인 여성가족부 장관도 차관 승진 또는 외부 인사 발탁으로 임명해 부처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인적 쇄신은 국무총리와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과 대통령실 참모진 교체 ‘두 갈래’로 진행될 전망이다. 개각은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면 후보자 지명과 인사청문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국회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 2일)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개각 작업은 내년 초까지 해를 넘겨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여권에서는 이번 인적 쇄신 기회를 반드시 반등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부족했던 당정이 이번엔 ‘제대로 바뀌겠구나’라는 확신을 국민들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주 만에 8% 포인트 올라 27%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18~20일, 전국 유권자 1002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결과가 나온 것도 ‘인적 쇄신의 적기’라는 데 힘을 싣는다.
이번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의 비율은 27%였다. 2주 전에 발표된 직전 조사(19%)보다 8% 포인트 오르고, 부정 평가는 6% 포인트 줄어든 68%였다.
노년층과 대구·경북(TK), 국민의힘 지지자 등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이 결집해 지지율이 반등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용산 인적 쇄신’은 지난 4월 총선 후 임명된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등 고위급 인사 교체보다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강력하게 요구한 이른바 ‘김건희 여사 라인’의 교체 여부가 핵심으로 꼽힌다.
한 대표가 부적절 인사로 지목했던 인물들의 교체 없이, ‘보여주기식 인선’에 나선다면 개각 국면에서 한 대표나 당의 뒷받침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오는 25일 위증교사 1심 선고가 야권의 지형을 어떻게 흔들지도 관건이다. 국무총리는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회 임명 동의 절차를 넘을 수 없어 고도의 정무적 판단과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난 9월 심우정 검찰총장 임명까지 윤석열 정부의 ‘야당 동의 없는 장관급 임명 강행’이 30명으로 늘어난 만큼 이를 최소화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2024-11-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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