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국회 본회의 통과 “해인·태호·유찬이법도 통과돼야”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김민식 군 어머니 박초희 씨와 아버지 김태양 씨가 10일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을 나와 스쿨존 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이른바 ‘민식이법’과, 주차장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이른바 ‘하준이법’이 통과된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12.10 연합뉴스
스쿨존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김민식 군의 부모가 10일 아들 이름을 딴 ‘민식이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스쿨존 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했다.
지난 9월 11일 민식군의 사고를 계기로 10월 13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발의 약 2달 만인 이날 어렵게 국회 문턱을 넘었다.
민식군 부모는 민식이법이 당초 처리될 예정이었던 지난달 29일 본회의가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으로 무산되자 국회를 찾아 눈물로 법안 통과를 호소한 바 있다.
민식군의 부모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 앉아 법안이 가결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민식군의 아버지 김태양씨는 법안이 처리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안 통과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앞으로 다치거나 사망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씨는 “여기까지 힘들게 왔다”며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려고 했던 이유는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안전해졌으면, 다치거나 사망하지 않길 바란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민식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요청에 울먹이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러다 김씨는 “너를 못보는 아픔에서 평생 헤어나올 수 없겠지만 그래도 너의 이름으로 된 법으로 다른 아이들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일을 막아줄 수는 없을 거야”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식군의 부모들이 ‘민식이법’으로 불린 어린이 교통안전강화 법안 통과를 방청하고 있다. 2019.12.10 연합뉴스
하준이법은 2017년 10월 놀이공원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이 굴러오는 사고로 숨진 하준군 사고를 계기로 경사진 주차장에 미끄럼 방지 고임목 등을 설치하도록 한 법안이다.
김씨는 “어린이 생명안전 관련 법 중 ‘해인이법’과 ‘태호·유찬이법’법이 남아있다”며 “남은 법안들도 20대 국회 안에 챙겨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