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핑퐁게임’ 北 다음 수는?

남북대화 ‘핑퐁게임’ 北 다음 수는?

입력 2011-01-12 00:00
수정 2011-01-1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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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순간이 왔다.”

남북이 새해 들어 당국 간 회담 개최 등 대화 재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고위당국자는 11일 현재 상황을 이렇게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 5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에서 당국 간 회담을 제안한 뒤 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담화에 이어 10일 통지문을 보내 당국 간 회담과 적십자회담 날짜까지 제의하자, 정부가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 방지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당국 간 만남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남북이 각각 당국 간 대화의 필요성을 밝혔으나 내용이 전혀 달라 ‘핑퐁게임’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밝힌 당국 간 회담은 장관급회담 또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관련 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대남기구인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제안할 사안이 아니다.”며 “장관급 등 고위급회담을 개최하려면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또 “북측이 적십자·금강산관광 관련 회담을 계속 제의하는 것은 쌀·비료 등 경제지원과 원조를 받기 위한 것”이라며 “북측이 제안한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려면 천안함·연평도·비핵화 관련 책임과 진정성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남북공동체 기반조성사업’ 착수보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연평도 도발 조치와 비핵화를 협의할 당국 간 만남과 적십자회담 등 인도적 사안에 대한 접근에 대해 “정부는 그것을 두 가지로 분리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당국 간 회담의 의제를 구체화해 다시 제안하거나, 우리 측이 제시한 의제를 분리해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진의가 곧 드러날 것”이라며 “진정한 대화를 원하면 회담을 열어 모든 것을 협의하자는 식의 절충안을 가지고 나올 수도 있고, 남측을 비난하며 추가 도발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12일부터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다시 개통하고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으나 정부는 이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중단했던 것을 재개하겠다는 것인데, 지난해 5·24조치 이후 경협협의사무소 업무가 없어 인력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1-01-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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